같은 아파트에 사는 동생이 우리 집에 놀러 왔습니다.거실 수경재배기에서 자라고 있는 케일을 보던 동생이 잎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언니, 이 하얀 거 농약 아니었어? 얘도 있잖아.”그 말을 듣는 순간 예전에 마트에서 케일을 사 먹던 때가 생각났습니다.진한 초록색 케일 잎 위에 뽀얗게 올라온 하얀 것.씻어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고 손으로 문지르면 일부가 지워지는 것처럼 보여 저는 오랫동안 그것을 농약 잔여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케일을 먹을 때마다 꽤 열심히 씻었습니다.베이킹소다를 사용하기도 하고, 식초물에 담가보기도 하고, 채소 세척제를 사용한 적도 있습니다.그런데 아무리 씻어도 하얀 것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습니다.그때는 오히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케일은 정말 농약이 많이 묻어 있나 보다.’그런..
씨앗을 주문했더니 서비스로 허니듀(Honeydew Melon) 씨앗이 하나 따라왔습니다.저는 키울 생각이 없었습니다.지금까지 수경재배기에서 주로 키운 것은 깻잎, 청경채, 케일 같은 잎채소였습니다. 그런데 허니듀는 열매가 달리고 덩굴이 길게 뻗는 멜론입니다.‘우리 집 수경재배기에서는 못 키우겠는데.’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딸이 씨앗을 발견했습니다.“엄마, 이것도 심어봐요.”“허니듀는 안 돼. 엄청 크게 자라.”그런데 딸은 제 말을 듣고 포기하는 대신 직접 배지를 물에 적셨습니다.그리고 씨앗 하나를 콕 심었습니다.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그래. 발아나 하면 다행이지.’그 당시에는 깻잎 씨앗 하나 발아시키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던 때였기 때문입니다.그런데 허니듀는 달랐습니다.다음 날 배지를 들여다보고 ..
청경채 씨앗을 심으면서 한 자리에 씨앗을 너무 많이 뿌렸습니다.예상보다 많은 새싹이 한꺼번에 올라왔고, 그대로 두기에는 너무 빽빽했습니다. 그렇다고 힘들게 발아한 새싹을 버리기도 아까웠습니다.그래서 일부는 원래 자라던 수경재배기에 그대로 두고, 일부는 집에 있던 압축 피트모스로 옮겨 심었습니다.처음부터 비교 실험을 하려고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그런데 며칠 지나 두 곳의 모종을 바라보다 궁금해졌습니다.‘같은 날 발아한 모종인데 수경재배기와 피트모스에서 자라는 속도도 같을까?’마침 케일과 청경채 모두 비교할 수 있는 모종이 있었습니다.그래서 계획에 없었던 작은 실험을 시작했습니다.이번에는 씨앗의 종류가 아니라 재배 환경에 따라 어린 모종의 성장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직접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피트모..
페퍼민트를 처음 발견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자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깻잎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자리에서 아주 작은 떡잎으로 나타났던 페퍼민트였습니다. 씨앗이 워낙 작아서 언제 발아했는지도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는데, 일단 자라기 시작하니 성장 속도는 제가 키우던 다른 식물들과 꽤 달랐습니다.하루가 다르게 줄기가 길어졌습니다.처음에는 잘 자라는 모습이 마냥 신기했습니다. 깻잎은 새잎 하나가 얼마나 커졌는지 들여다보게 만들었다면 페퍼민트는 며칠 사이에 키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확인하게 만드는 식물이었습니다.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 이상했습니다.키는 계속 커지는데 줄기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처럼 가늘었습니다. 위쪽에는 잎이 계속 생기는데 줄기가 그 무게를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점점 한쪽으로..
깻잎 1호와 2호가 먼저 거실농장 2호점으로 이사한 뒤에도 작은 수경재배기에는 아직 두 식물이 남아 있었습니다.막내 깻잎 3호와 페퍼민트였습니다.깻잎 3호는 1호와 2호를 옮길 당시에는 아직 조금 작았습니다. 페퍼민트 역시 아주 작은 씨앗에서 뒤늦게 발아해 자라기 시작한 터라 조금 더 시간을 주기로 했습니다.그래서 먼저 자란 식물부터 옮기고 둘은 기존 수경재배기에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며칠이 지나자 위에서는 새잎이 커지고 아래에서는 뿌리가 계속 길어졌습니다. 이제는 두 식물 모두 하이드로볼을 채운 큰 화분으로 옮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번에는 깻잎 3호와 페퍼민트 차례입니다.그런데 막상 두 식물을 꺼내보니 잎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습니다.뿌리였습니다.같은 수경재배기 안에서 함께 자랐는데..
말레이시아 이포에서 생활하면서 생각보다 자주 떠오른 채소가 있습니다.바로 깻잎입니다.이포에서는 제가 찾아본 범위에서는 깻잎을 쉽게 살 수 없었습니다. 깻잎을 사려면 페낭이나 쿠알라룸푸르의 한인마트까지 가야 했습니다.그래서 3월 20일, 결국 직접 키워보기로 했습니다.발아가 되지 않아 다시 심기도 하고, 씨앗이 물러져 속상하기도 했습니다.그렇게 몇 달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처음으로 깻잎을 수확했습니다.첫 수확은 단 여섯 장.그리고 그날 저녁, 그 여섯 장으로 우리 집 첫 깻잎 김밥을 만들었습니다. 수경재배 깻잎 첫 수확, 1호에서 4장 2호에서 2장을 땄습니다깻잎을 직접 키우면서 처음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마트에서 사 먹을 때는 깻잎이 언제 수확된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직접 키우니 잎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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