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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경채 씨앗을 심으면서 한 자리에 씨앗을 너무 많이 뿌렸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새싹이 한꺼번에 올라왔고, 그대로 두기에는 너무 빽빽했습니다. 그렇다고 힘들게 발아한 새싹을 버리기도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일부는 원래 자라던 수경재배기에 그대로 두고, 일부는 집에 있던 압축 피트모스로 옮겨 심었습니다.
처음부터 비교 실험을 하려고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 두 곳의 모종을 바라보다 궁금해졌습니다.
‘같은 날 발아한 모종인데 수경재배기와 피트모스에서 자라는 속도도 같을까?’
마침 케일과 청경채 모두 비교할 수 있는 모종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획에 없었던 작은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씨앗의 종류가 아니라 재배 환경에 따라 어린 모종의 성장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직접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피트모스란? 씨앗 발아와 육묘에 많이 사용하는 재배용 배지
실험 이야기에 앞서 제가 사용한 피트모스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피트모스(Peat Moss)는 습지에서 식물성 물질이 오랜 시간에 걸쳐 부분적으로 분해되고 축적되어 만들어진 재료입니다.
물을 많이 머금을 수 있으면서 비교적 가볍기 때문에 원예에서는 씨앗을 발아시키거나 어린 모종을 키우는 배지의 재료로 많이 사용됩니다.
제가 당시 사용했던 것은 물을 부으면 부풀어 오르는 압축 펠릿 형태의 피트모스 배지였습니다.
피트모스가 발아용 배지로 사용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씨앗이 발아하려면 적당한 온도뿐 아니라 수분과 산소가 필요합니다. 씨앗이 마르면 발아 과정이 제대로 이어지기 어렵고, 반대로 물이 너무 많아 공기가 부족해져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피트모스는 수분을 비교적 오래 유지하기 때문에 어린 씨앗 주변이 갑자기 말라버리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피트모스라고 해서 모두 같은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나 눌러 담았는지, 물을 얼마나 주었는지, 펄라이트나 다른 재료가 섞여 있는지 등에 따라 통기성과 배수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중에서는 피트모스에 펄라이트나 다른 원예용 재료를 섞은 파종·육묘용 혼합배지도 많이 판매합니다.
즉, 피트모스는 단순히 흙을 대신하는 재료라기보다 씨앗과 어린 뿌리 주변의 수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많이 활용되는 재배용 소재입니다.
같은 날 발아한 케일과 청경채를 두 환경으로 나눠봤습니다
이번 비교에 사용한 것은 케일과 청경채였습니다.
원래 수경재배기에서 발아해 자라고 있던 모종 가운데 일부를 피트모스로 옮기고, 나머지는 그대로 수경재배기에 남겨두었습니다.
조건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내용 |
| 수경재배 그룹 | 기존 수경재배기에서 계속 성장 |
| 피트모스 그룹 | 수경재배기에서 발아 후 피트모스로 이식 |
| 비교 작물 | 케일, 청경채 |
| 이식일 | 6월 17일 |
| 관찰 기간 | 6월 23일~28일 |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두 그룹은 처음부터 각각의 환경에서 발아시킨 것이 아닙니다.
피트모스 그룹은 수경재배 환경에서 자라다가 중간에 피트모스로 옮겨졌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완벽하게 조건을 맞춘 ‘수경재배와 피트모스의 성능 비교 실험’은 아닙니다.
당시에는 그저 두 곳에서 어떻게 자라는지가 궁금해 시작했지만, 비교해 보니 피트모스 쪽 모종만 이식 과정을 거쳤다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결과를 해석할 때 중요했습니다.
수경재배기에서 자라던 모종 일부를 피트모스로 옮겨 심었습니다.

6월 23일, 케일에서 먼저 차이가 보였습니다
6월 17일 피트모스로 옮긴 뒤 며칠 동안 두 그룹을 함께 관찰했습니다.
6월 23일이 되자 케일에서 차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수경재배기에 계속 있던 케일은 잎이 커지고 색도 진해지면서 계속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피트모스로 옮긴 케일은 살아 있기는 했지만 수경재배기의 케일만큼 빠르게 커지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수경재배가 피트모스보다 훨씬 빨리 자라는 건가?’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 보니 그렇게 바로 결론 내릴 수 있는 비교가 아니었습니다.
수경재배기에 남은 케일은 환경 변화 없이 계속 같은 자리에서 자랐지만, 피트모스의 케일은 뿌리를 옮기는 과정을 한 번 겪었습니다.
즉, 단순히 ‘수경재배와 피트모스’만 달랐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6월 24일, 청경채에서도 비슷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다음 날 청경채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수경재배기에 남겨둔 청경채는 본잎이 빠르게 커졌습니다.
피트모스로 옮긴 청경채도 살아서 계속 자라고 있었지만, 제가 눈으로 확인한 성장 속도는 수경재배기 쪽이 더 빨랐습니다.

처음에는 케일 한 종류에서만 나타난 차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청경채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니 두 그룹의 성장 차이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6월 28일까지 계속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6월 28일, 이번 비교에서는 수경재배기의 성장이 빨랐습니다
6월 28일까지 관찰했을 때 제가 키운 케일과 청경채에서는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수경재배기에 계속 남아 있던 모종은 잎과 줄기가 빠르게 자랐고, 피트모스로 옮긴 모종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성장했습니다.
사진으로 놓고 비교하니 차이가 더 잘 보였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결과는 아주 간단해 보입니다.
수경재배기에서 자란 케일과 청경채가 피트모스로 옮긴 모종보다 빨리 자랐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수경재배가 피트모스보다 무조건 잘 자란다.’
라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두 그룹에는 재배 환경 외에도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식입니다.
피트모스가 나빠서 느렸던 걸까? 이식이라는 변수가 있었습니다
피트모스로 옮긴 케일과 청경채는 원래 수경재배기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모종을 꺼내 새로운 배지에 다시 심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린 뿌리가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고, 뿌리 주변의 수분과 산소 환경도 달라졌습니다.
식물은 이렇게 재배 환경이 크게 바뀌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성장이 둔해질 수 있습니다. 흔히 이식 스트레스(transplant shock)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반대로 수경재배기에 남은 모종은 이런 변화를 겪지 않았습니다.
계속 같은 자리에서 물과 양분을 공급받으며 성장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피트모스에서는 식물이 잘 자라지 않았다’가 아니라, ‘이번 조건에서는 기존 환경을 그대로 유지한 수경재배기 모종의 초기 성장이 더 빨랐다’
라고 기록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비교해 보니 눈에 보이는 결과만큼이나 두 그룹의 조건이 정말 같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피트모스에서는 씨앗도 늦게 발아할까?
모종의 성장 차이를 보고 있으니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번에는 이식한 모종이 아니라 씨앗부터 서로 다른 환경에 놓으면 어떨까?
그래서 케일 씨앗을 이용해 간단하게 발아 시점을 비교해 봤습니다.
준비한 환경은 세 가지였습니다.
- 키친타월
- 수경재배용 배지
- 피트모스

제가 당시 발아를 확인한 시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발아 환경 | 제가 발아를 확인한 시점 |
| 키친타월 | 1일째 |
| 수경재배용 배지 | 1일째 |
| 피트모스 | 4일째 |
이 결과만 보면 피트모스가 가장 느렸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피트모스에서는 원래 발아가 늦은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만으로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피트모스에서 4일 걸렸다고 피트모스가 발아에 나쁜 것은 아닙니다
피트모스는 씨앗 발아와 육묘에 널리 사용되는 재료입니다.
수분을 잘 유지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파종 후 씨앗 주변의 수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 케일은 왜 피트모스에서 4일째에야 발아를 확인했을까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습니다.
씨앗 하나하나의 상태가 달랐을 수도 있고, 파종 깊이나 수분량, 씨앗 주변의 공기량 등에 차이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제가 집에서 궁금해서 해본 작은 비교였기 때문에 모든 조건을 실험실처럼 동일하게 맞춘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제가 이번 실험에서 실제로 확인한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당시 사용한 조건에서는 키친타월과 수경재배용 배지에서 1일째, 피트모스에서 4일째 발아를 확인했다.’
이 결과만으로 피트모스 자체가 발아에 불리하다거나 원래 발아가 느린 배지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번 경험을 통해 같은 종류의 씨앗이라도 씨앗의 상태나 수분, 온도, 산소, 파종 깊이, 배지 상태 등에 따라 발아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하게 됐습니다.
피트모스와 일반 흙은 무엇이 다를까?
‘피트모스’를 검색해서 이 글을 찾아오셨다면 이런 궁금증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흙에 심으면 되는데 굳이 피트모스를 사용하는 이유가 뭘까?”
일반적인 화분용 배양토는 한 가지 재료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제품에 따라 피트모스나 코코피트, 펄라이트, 퇴비, 비료 등 여러 재료가 섞여 있을 수 있고 목적에 따라 배합도 다릅니다.
반면 파종·육묘용 배지는 어린 씨앗과 뿌리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비교적 가볍고 균일하게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피트모스는 물을 잘 머금는 특성이 있어 발아 과정에서 씨앗 주변의 수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물을 잘 머금는다는 장점은 동시에 주의할 점이 되기도 합니다.
물을 계속 많이 주어 배지가 지나치게 젖어 있으면 뿌리 주변의 공기가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피트모스를 사용할 때도 중요한 것은 무조건 물을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되 지나치게 물에 잠기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 시중에는 피트모스에 펄라이트 등을 섞어 통기성과 배수성을 보완한 제품도 있습니다.
결국 ‘피트모스냐 흙이냐’라는 이름 하나만 보는 것보다 씨앗과 뿌리 주변에 수분과 공기가 적절하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수경재배와 피트모스, 결국 무엇이 더 좋았을까?
이번 실험만 놓고 보면 수경재배기에서 계속 자란 케일과 청경채의 성장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피트모스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수경재배 그룹은 처음부터 같은 환경을 유지했고, 피트모스 그룹은 중간에 이식이라는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발아 비교에서도 키친타월과 수경재배용 배지에서는 1일째 발아를 확인했고 피트모스에서는 4일째 확인했지만, 이것 역시 피트모스의 일반적인 발아 속도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물었습니다.
‘수경재배와 피트모스 중 어디에서 더 빨리 자랄까?’
그런데 직접 비교해보고 나니 질문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왜 같은 시기에 발아한 식물인데 이렇게 차이가 났을까?’
이번에는 수경재배기의 모종이 더 빨리 자랐고, 피트모스에서는 케일의 발아도 더 늦게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작은 실험만으로 어느 방법이 더 좋다고 결론 내리기보다는 제가 실제로 관찰한 결과와 실험 조건을 함께 기록해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거실 농장에서 하는 제 실험은 정답을 찾는 실험이라기보다 직접 키운 결과를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번 실험 한눈에 보기
| 비교 | 제가 관찰한 결과 | 해석할 때 주의할 점 |
| 수경재배 vs 피트모스 생육 | 수경재배 모종이 더 빠르게 성장 | 피트모스 모종은 중간에 이식함 |
| 키친타월 발아 | 케일 1일째 확인 | 당시 조건에서의 결과 |
| 수경재배 배지 발아 | 케일 1일째 확인 | 당시 조건에서의 결과 |
| 피트모스 발아 | 케일 4일째 확인 | 피트모스가 원래 느리다는 뜻은 아님 |
※ 이 기록은 제가 집에서 직접 키운 결과를 비교한 것으로, 모든 변수를 동일하게 통제한 전문적인 재배 실험은 아닙니다. 식물의 종류와 씨앗 상태, 온도, 수분, 빛, 파종 깊이 등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이번에는 수경재배기에서 계속 자란 케일과 청경채가 피트모스로 옮긴 모종보다 빨리 자랐습니다.
🌱 하지만 피트모스 그룹에는 ‘이식’이라는 변수가 있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수경재배가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 케일은 제가 사용한 조건에서 키친타월과 수경재배용 배지보다 피트모스에서 늦게 발아했지만, 이것만으로 피트모스가 발아에 불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없었습니다.
🌱 이번에는 어느 방법이 더 좋다는 결론보다 제가 직접 관찰한 차이와 당시의 재배 조건을 함께 기록해 두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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