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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민트를 처음 발견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자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깻잎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자리에서 아주 작은 떡잎으로 나타났던 페퍼민트였습니다. 씨앗이 워낙 작아서 언제 발아했는지도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는데, 일단 자라기 시작하니 성장 속도는 제가 키우던 다른 식물들과 꽤 달랐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줄기가 길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잘 자라는 모습이 마냥 신기했습니다. 깻잎은 새잎 하나가 얼마나 커졌는지 들여다보게 만들었다면 페퍼민트는 며칠 사이에 키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확인하게 만드는 식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 이상했습니다.
키는 계속 커지는데 줄기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처럼 가늘었습니다. 위쪽에는 잎이 계속 생기는데 줄기가 그 무게를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점점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잘 자라는 줄 알았는데 이러다 줄기가 꺾이는 것은 아닐까?
결국 집에 있던 이쑤시개를 가져와 페퍼민트 옆에 꽂아주었습니다.
그저 쓰러지지 말라고 해준 임시 지지대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페퍼민트를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쑤시개 옆에 서 있는 페퍼민트의 모습이 이상하게도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가수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휘청이는 페퍼민트, 왜 키만 빠르게 자랐을까?
페퍼민트는 정말 빠르게 자랐습니다.
처음 발견했을 때는 배지 위에 겨우 얼굴을 내민 아주 작은 떡잎이었는데 어느새 줄기가 길어지고 마디마다 새로운 잎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수경재배기를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 변화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위로 자라는 속도에 비해 줄기는 생각보다 가늘었습니다.
처음에는 페퍼민트가 원래 이런 식으로 자라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키가 더 커지면서 줄기가 스스로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위쪽에 달린 잎은 점점 커지는데 그것을 받치는 줄기는 여전히 가늘다 보니 조금만 흔들려도 휘청거렸습니다.
이때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웃자란 건가?’였습니다.
식물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빛이 부족하면 줄기가 가늘고 길게 자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식물은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빛을 찾아 줄기를 길게 뻗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줄기가 지나치게 길어지고 마디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조직이 약해지는 현상을 흔히 웃자람이라고 부릅니다.
다만 제가 키운 페퍼민트가 휘청였다는 사실만으로 원인을 빛 부족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민트류 자체가 비교적 빠르게 줄기를 뻗는 식물이고, 어린 식물은 아직 줄기가 충분히 굵어지지 않은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수경재배기 안에서도 식물의 위치에 따라 실제로 받는 빛의 양이 조금씩 달랐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당시 저는 광량을 따로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진만 보고 ‘빛이 부족해서 웃자랐다’고 결론 내리기보다는 줄기가 길고 가늘게 자라면서 스스로 서 있기 어려워졌다는 것까지를 제가 직접 관찰한 사실로 남기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습니다.
그대로 두면 줄기가 더 기울거나 꺾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페퍼민트가 스스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줄기를 받쳐주기로 했습니다.
페퍼민트 지지대, 이쑤시개 하나로 받쳐주었습니다
거창한 원예용 지지대를 준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직 페퍼민트가 아주 어린 상태였기 때문에 큰 지지대가 필요한 크기도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생각난 것이 이쑤시개였습니다.
페퍼민트 줄기 옆에 이쑤시개 하나를 꽂아주었습니다.
줄기를 꽉 묶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제가 원했던 것은 페퍼민트를 억지로 곧게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줄기가 한쪽으로 완전히 넘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받쳐주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당시 페퍼민트의 상태가 꽤 잘 보입니다. 사진에는 이쑤시개가 두 개 보이지만 한 포기를 두 개로 받친 것은 아닙니다. 원래 페퍼민트 모종이 두 개라 각각 하나씩 지지대를 세워두었는데, 그중 한 포기가 먼저 거실농장 2호점으로 이사한 뒤 이쑤시개만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페퍼민트 한 포기당 이쑤시개 하나만으로도 줄기를 받쳐줄 수 있었습니다.
아래쪽 줄기는 가늘고 길게 올라와 있고 위쪽에는 비교적 큰 잎이 달려 있습니다. 작은 몸으로 커다란 잎을 머리에 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지지대를 세워준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줄기가 아직 약한 상태에서 꺾이는 것을 막아주고 싶었습니다.
다만 지지대를 세웠다고 해서 페퍼민트가 약하게 자라는 원인 자체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빛이 부족해서 줄기가 지나치게 길어진 것이라면 지지대만 세우는 것보다 빛의 양과 조명 위치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바람이 전혀 없는 환경이라면 식물이 자라는 환경 전체를 다시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지지대는 어디까지나 현재 기울어진 줄기를 보조해 주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또 줄기를 끈 등으로 고정한다면 너무 꽉 묶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식물의 줄기는 계속 굵어지기 때문에 단단하게 묶어놓으면 오히려 줄기에 자국이 생기거나 성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직 작은 페퍼민트라 별도로 묶지 않고 넘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받쳐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쑤시개는 마이크처럼 보였고, LED 조명은 무대 조명 같았습니다. 그 가운데 서 있는 페퍼민트는 마치 노래를 부르는 작은 가수처럼 보였습니다.
지지대를 세웠더니, 페퍼민트가 무대 위 가수처럼 보였습니다
식물을 키우면서 제가 좋아하게 된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때입니다.
매일 같은 식물을 보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날의 페퍼민트가 그랬습니다.
줄기가 넘어질까 걱정돼 세워준 이쑤시개였는데,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니 페퍼민트가 무대 한가운데 서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위쪽에 펼쳐진 커다란 잎은 머리카락 같기도 했고, 가운데 늘어진 잎은 마이크를 감싸고 있는 팔처럼 보였습니다.
‘얘 지금 노래하는 것 같은데?’
한번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계속 가수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바탕으로 상상을 조금 더해 그림으로도 만들어봤습니다.

마이크 하나를 앞에 놓고 음표를 그려 넣었을 뿐인데 제가 실제 페퍼민트를 보고 떠올렸던 모습과 꽤 닮았습니다.
사진과 그림을 나란히 보고 있으니 한동안 웃음이 났습니다.
처음 지지대를 세울 때만 해도 웃을 일이 아니었습니다.
줄기가 너무 가늘어 이러다 꺾이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고, 왜 이렇게 키만 빠르게 자라는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식물을 살리려고 한 작은 조치 하나가 뜻밖에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어줬습니다.
식물을 키우기 전에는 이런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식물이 자라면 수확해서 먹는 것이 식물 키우기의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키워보니 그 사이에 훨씬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씨앗이 나오지 않아 며칠씩 기다리기도 하고, 겨우 발아한 씨앗이 물러져 속상하기도 하고, 잎 하나가 새로 생긴 것을 발견하고 좋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날에는 쓰러질 것 같은 페퍼민트를 이쑤시개로 받쳐주었다가 그 모습이 가수처럼 보여 그림까지 만들게 됩니다.
수확과는 아무 관계없는 일이지만, 이런 순간이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완벽하게 반듯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만 기록할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
휘청거렸던 모습도 제가 직접 키우면서 겪은 과정이고, 그때 왜 그랬을까 궁금해했던 것도 하나의 기록이 됩니다.
이날 페퍼민트는 거실농장 최초의 ‘가수’가 되었습니다.
🌱 페퍼민트가 휘청일 때 제가 확인한 것
| 살펴본 부분 | 당시 모습 | 제가 한 일 |
| 줄기 | 길고 가늘게 자람 | 계속 상태 관찰 |
| 위쪽 잎 | 줄기에 비해 크게 자람 | 줄기가 꺾이지 않는지 확인 |
| 자세 | 한쪽으로 휘청거림 | 이쑤시개 지지대 설치 |
| 고정 방법 | 어린 줄기라 강하게 묶지 않음 | 이쑤시개 하나로 가볍게 받침 |
| 이후 확인할 것 | 계속 길게만 자라는지 | 빛과 성장 상태 함께 관찰 |
※ 페퍼민트가 쓰러지는 원인은 재배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기록은 제가 키운 페퍼민트에서 직접 관찰한 모습과 당시 해본 방법을 정리한 것입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아주 작은 씨앗에서 시작했던 페퍼민트가 어느새 지지대가 필요할 정도로 키가 커졌습니다. 빠르게 자라는 것이 마냥 신기했는데 줄기가 가늘고 길어지면서 한쪽으로 휘청거리기 시작해 이쑤시개를 지지대로 세워주었습니다.
🌱 처음에는 혹시 빛이 부족해서 웃자란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광량을 측정한 것도 아니고 여러 조건이 함께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진만으로 원인을 하나로 단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자라는지 계속 관찰해보려고 합니다.
🌱 줄기가 넘어지지 말라고 세운 이쑤시개였는데, 어느 순간 그 옆에 선 페퍼민트가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가수처럼 보였습니다. 실제 사진을 바탕으로 그림까지 만들어놓으니 거실농장에 작은 가수가 한 명 생긴 것 같습니다.
🌱 식물을 키우면서 재미있는 것은 잘 자란 결과만이 아니었습니다. 휘청거려 지지대를 세우는 일도, 그 모습에서 엉뚱한 장면을 발견하는 일도 모두 제가 직접 키우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순간입니다. 아직 수확할 만큼 자라지는 않았지만 이날만큼은 페퍼민트 덕분에 한참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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