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을 키우면서 이번에는 처음부터 순지르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먼저 키우고 있던 허니듀 때문이었습니다.허니듀는 제가 처음 키워보는 덩굴식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줄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새 줄기가 나오면 잘 자라는 것이 그저 신기했습니다. 자르는 것보다는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습니다.그러다 보니 어미줄기는 계속 길어졌고 아들줄기도 하나둘 늘어나면서 어느 순간 베란다가 허니듀 줄기로 무성해졌습니다.꽃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래쪽에서 나온 아들줄기에 꽃봉오리가 생기기도 했지만 크게 자라지 못하고 시들었습니다. 그 뒤로도 한동안 줄기와 잎은 계속 늘어났습니다.어미줄기가 상당히 길어진 뒤에야 아들줄기에서 처음으로 암꽃을 만났습니다. 꽃 아래에 작은 열매처럼 볼록한 부분이 달린 암꽃..
수박을 흙으로 옮긴 다음 날, 첫 꽃이 피었습니다.문제는 제가 너무 신이 났다는 것이었습니다.수경재배 환경에서 자라던 뿌리를 흙으로 옮기면 뿌리 주변의 수분과 산소 조건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옮겨 심은 직후에는 식물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그런데 바로 다음 날 노란 수박꽃 하나가 피었습니다.처음 보는 수박꽃이 너무 반가웠습니다.수경재배기에서 시작한 작은 수박 모종이 어느새 꽃까지 피웠다는 사실에 신이 났고, 그 순간 전날까지 생각하고 있던 ‘이식 후 적응 기간’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이제 잘 자라게 해 줘야겠다.’식물 조명을 수박 위로 옮기고, 바람도 필요할 것 같아 선풍기까지 틀어주었습니다.그리고 다음 날 아침 수박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하루 전까지만 해도 멀..
방울토마토가 발아하기 시작했을 때 저는 그중 두 포기를 수경재배기로 먼저 데려왔습니다.당시 수경재배기에서 키우던 식물들이 생각보다 잘 자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침 비어 있는 자리도 두 자리 있었고, 이제 막 올라온 작은 방울토마토를 수경재배기로 옮겨 키워보고 싶었습니다.그래서 8월 1일, 발아한 방울토마토 가운데 2포기를 수경재배기로 옮겼습니다. 나머지 토마토는 그대로 베란다 텃밭에서 자라게 두었습니다.그때까지만 해도 이 토마토들을 비교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그러다 베란다에서 허니듀를 키우면서 한 가지를 알게 됐습니다. 우리 집 베란다는 직사광선이 들어오지 않지만, 난간 바깥쪽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밝았습니다. 허니듀가 그곳에서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방울토마토도 난간 쪽에서 키..
고수를 키우다 보니 어느 순간 줄기가 유난히 길어진 아이들이 생겼습니다.처음부터 튼튼하게 위로 자란 것이 아니라 빛을 찾아 길게 뻗은 듯 줄기가 가늘고 길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자기 몸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고 흙 위로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처음에는 걱정했습니다.‘이렇게 누워버린 고수는 다시 못 자라는 걸까?’그런데 며칠 동안 자세히 들여다보니 재미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이미 길게 자란 줄기는 여전히 흙 위에 누워 있는데, 그 줄기의 끝부분, 즉 생장점이 있는 쪽부터 방향을 틀어 다시 위로 자라고 있었습니다.누워 있던 줄기 전체가 벌떡 일어선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긴 줄기는 그대로 누워 있고, 그 이후에 새로 자란 부분이 위쪽을 향하고 있었습니다.왜 고수는 쓰러지고도 다시 위를 향해 자라는 ..
지난 [거실농부 실험 #08] 허니듀는 성공했는데, 수박도 같은 방법이 통할까? 에서는 고수 화분에서 우연히 발아한 수박을 아주 어린 상태에서 수경재배기로 옮겨 키우기 시작했습니다.허니듀를 키우면서 발아 직후부터 LED 아래에 두었을 때 줄기가 굵고 웃자람이 적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박도 같은 방법으로 키우면 비슷한 모습으로 자랄지 궁금했습니다.마침 먼저 발아해 베란다 흙에서 자라고 있던 수박도 있었습니다.하나는 베란다 흙에서, 다른 하나는 발아 직후부터 LED가 있는 수경재배기에서 자라게 된 셈입니다.처음에는 둘 다 어린 수박 모종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습은 점점 달라졌습니다. 나란히 놓고 보지 않아도 차이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이번 기록은 아직 실험의 끝이 아닙니다.수경재배기에서..
예전에도 페퍼민트를 순지르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모양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줄기가 너무 길어졌다 싶으면 적당한 가운데를 가위로 싹둑 잘랐습니다. 잘라낸 뒤 다시 자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페퍼민트를 화병에 꽂아 예쁘게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아무 데나 잘라 줄기가 울퉁불퉁해지는 것보다는, 가능하면 모양을 생각하면서 제대로 순지르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순지르기’라는 말은 여러 번 들어봤고, ‘마디’라는 말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페퍼민트 줄기를 들여다보며 가위를 대려고 하니 갑자기 헷갈렸습니다.마디에서 자르라는 건 정확히 어디를 자르라는 걸까?마디 위일까, 마디 아래일까?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말이 실제 식물 앞에서는 생각보다 모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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