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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순지르기 적심 후 아들줄기 2개 키우기 실험노트
수박 두 포기의 어미줄기를 순지르기하고 아들줄기 두 개만 키워보기로 한 실험 #12의 시작 기록입니다.

수박을 키우면서 이번에는 처음부터 순지르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키우고 있던 허니듀 때문이었습니다.

허니듀는 제가 처음 키워보는 덩굴식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줄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새 줄기가 나오면 잘 자라는 것이 그저 신기했습니다. 자르는 것보다는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미줄기는 계속 길어졌고 아들줄기도 하나둘 늘어나면서 어느 순간 베란다가 허니듀 줄기로 무성해졌습니다.

꽃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래쪽에서 나온 아들줄기에 꽃봉오리가 생기기도 했지만 크게 자라지 못하고 시들었습니다. 그 뒤로도 한동안 줄기와 잎은 계속 늘어났습니다.

어미줄기가 상당히 길어진 뒤에야 아들줄기에서 처음으로 암꽃을 만났습니다. 꽃 아래에 작은 열매처럼 볼록한 부분이 달린 암꽃을 처음 발견했을 때는 정말 반가웠지만, 그 암꽃은 수정되지 못하고 결국 시들었습니다.

첫 암꽃을 본 뒤에야 저는 너무 길어진 어미줄기를 순지르기했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아들줄기가 계속 자랐고, 무성해진 줄기 일부를 다시 순지르기하면서 뒤늦게 줄기를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처음 아래쪽에서 나왔던 아들줄기가 다시 왕성하게 자라고 있고, 그 줄기에서 나온 손자줄기들에서 네 개의 암꽃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결국 허니듀에서도 암꽃을 만났지만, 처음부터 계획을 세워 줄기를 관리하며 키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라는 모습을 따라가다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마다 하나씩 줄기를 정리해준 것에 가까웠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처음부터 줄기를 계획적으로 관리했다면 어땠을까?

마침 다음으로 키우고 있던 식물이 수박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수박만큼은 허니듀처럼 일단 마음껏 뻗게 두지 않고, 수박을 재배하는 방법을 찾아본 뒤 처음부터 줄기를 관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한번 정말 ‘농부처럼’ 수박을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허니듀는 줄기를 자유롭게 키웠습니다|수박은 처음부터 다르게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허니듀를 처음 키울 때는 어미줄기, 아들줄기, 손자줄기라는 말조차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것이 원래 줄기이고 어느 것이 새로 나온 줄기인지 구별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잎겨드랑이에서 새로운 줄기가 하나 나오더니 그냥 쭉쭉 자랐습니다. 잘 자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뻐서 특별히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정리해야 할 만큼 아들줄기가 나오지도 않았고요. 줄기가 길어질 것을 대비해 일찍 만들어둔 유인망을 타고 쭉쭉 자랐습니다.
그렇게 키우다 보니 허니듀는 정말 무성해졌습니다.

순지르기 전 줄기와 잎이 무성하게 자란 말레이시아 베란다 허니듀
처음 키운 허니듀는 줄기를 특별히 제한하지 않고 자라는 대로 키웠습니다. 줄기와 잎이 무성해진 뒤에야 순지르기를 시작했습니다.

아래쪽 첫 번째 마디에서도 아들줄기가 나왔고 꽃봉오리까지 생겼지만, 그 꽃봉오리는 크게 자라지 못한 채 시들었습니다. 이후에는 잎과 줄기가 계속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어미줄기의 22번째 마디에서 나온 아들줄기에서 제가 기다리던 첫 암꽃을 발견했습니다. 꽃 아래에 작은 열매처럼 볼록한 부분이 달려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첫 암꽃은 수정되지 않았고 결국 시들었습니다.

저는 첫 암꽃을 본 뒤에야 이미 상당히 길어진 어미줄기를 27마디에서 순지르기했습니다. 이후 어미줄기 19마디에서 나온 아들줄기도 왕성하게 자랐습니다. 이 줄기에서는 현재까지 제가 기다리던 암꽃 대신 수꽃만 피고 있습니다. 이 19마디 아들줄기는 아직 순지르기하지 않고 그대로 키우고 있습니다.

첫 암꽃이 피었던 어미줄기 22마디의 아들줄기도 길게 자랐습니다. 줄기가 점점 무성해지면서 이 아들줄기는 21마디째에서 순지르기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또 다른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어미줄기 가장 아래쪽인 1마디에서 나온 아들줄기가 다시 왕성하게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이 아들줄기의 15번째부터 18번째 마디에서 나온 손자줄기마다 암꽃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제가 확인하고 있는 암꽃은 모두 네 개입니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순지르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허니듀의 암꽃이 늦게 나왔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키우는 환경이나 빛, 영양 상태, 식물의 성장 단계 등 다른 조건도 함께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 궁금증은 남았습니다.
처음부터 줄기를 관리해서 키웠다면 암꽃을 만나는 과정이 달라졌을까?
마침 수박 두 포기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박에서는 허니듀와 조금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수박은 ‘농부처럼’ 키워볼까?|5마디와 6마디에서 어미줄기를 순지르기했습니다

수박에서는 처음부터 조금 다르게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수박을 키우는 유튜브 영상을 여러 개 찾아봤습니다. 제가 본 재배 영상에서는 어미줄기가 어느 정도 자라면 끝의 생장점을 잘라주는 순지르기, 즉 적심을 하고 이후 아래쪽 마디에서 나오는 아들줄기 가운데 튼튼한 두 줄기를 골라 키우는 방법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어미줄기를 5마디 정도에서 적심하고 아래쪽에서 나오는 아들줄기를 모두 키우는 것이 아니라 상태가 좋은 두 줄기를 선택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제가 본 영상 중에는 아래쪽 1·2번 마디에서 나온 줄기보다 3·4번 마디에서 나온 줄기를 남겨 키우는 방법을 설명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허니듀에서는 줄기가 그냥 자라도록 두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냥 쭉쭉 자라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수박에서는 처음부터 줄기의 수를 줄여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제가 키우고 있던 수박은 두 포기였습니다.
8월 7일, 한 포기는 어미줄기를 5마디에서 순지르기했고 다른 한 포기는 6마디에서 순지르기했습니다.

수박 어미줄기를 5마디와 6마디에서 순지르기 적심한 모습
8월 7일 두 수박의 어미줄기를 각각 5마디와 6마디에서 순지르기했습니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아들줄기 수를 제한해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5마디와 6마디 중 어느 위치가 더 좋은지를 비교하기 위한 실험은 아니었습니다. 이후 두 수박의 환경도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한 포기는 수경재배기 2호에서 계속 키우게 됐고, 다른 한 포기는 흙으로 이식해 베란다에서 키우게 됐습니다. 따라서 나중에 성장 결과가 달라지더라도 그 차이를 적심 위치 하나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 제가 해보고 싶은 것은 조금 더 단순했습니다.
허니듀처럼 자유롭게 키우지 않고 어미줄기를 일찍 순지르기한 뒤 아들줄기 두 개만 선택해서 관리하면 수박에서는 언제 암꽃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암꽃이 실제 열매로 이어질 수 있을까?
제가 처음으로 목적을 정하고 수박 줄기를 관리해보기 시작한 이유였습니다.
말 그대로 이번에는 한번 ‘농부처럼’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5마디에서 적심한 수경재배 수박|3·4·5번 아들줄기 중 두 개를 골랐습니다

5마디에서 어미줄기를 순지르기한 수박은 이후 수경재배기 2호에서 계속 자랐습니다. 저는 수박 재배 영상을 보면서 3번과 4번 마디에서 나온 아들줄기를 남기는 방법을 눈여겨보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 제 수박에서는 어느 마디에서 아들줄기가 나오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1번부터 차례대로 아들줄기가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확인한 수경재배기 2호 수박에서는 처음 3번, 4번, 5번 마디에서 아들줄기가 자랐습니다. 아래쪽 1번 마디에서는 당시 아들줄기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 줄기를 모두 키우기보다는 이번 실험의 목적대로 두 줄기만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3번과 4번 마디에서 나온 아들줄기를 선택하고 5번에서 나온 아들줄기는 제거했습니다. 8월 17일 사진에는 그렇게 두 개의 아들줄기를 남겨놓은 모습이 기록돼 있습니다.
수박 줄기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어느 줄기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헷갈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어미줄기에는 빨간 실, 아들줄기에는 파란 실을 묶어가며 구분했습니다.
그런데 줄기 정리가 끝났다고 생각한 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들줄기가 보이지 않았던 1번 마디에서 한참 뒤 새로운 아들줄기가 올라온 것입니다.
이미 3번과 4번 아들줄기를 키우기로 정했고 두 줄기도 어느 정도 자란 상태였습니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아들줄기 두 개만 키워보겠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뒤늦게 올라온 1번 아들줄기도 제거했습니다.
결국 5마디에서 적심한 수경재배기 2호 수박은 처음에는 3·4·5번에서 아들줄기가 나왔고, 그중 3·4번을 선택했습니다. 이후 1번에서 뒤늦게 나온 줄기까지 정리하면서 현재는 3번과 4번 아들줄기 두 개만 키우고 있습니다.

수경재배 수박 순지르기 후 아들줄기 두 개를 남긴 모습
3·4·5번 마디에서 나온 아들줄기 가운데 5번 줄기를 제거하고 3번과 4번 두 줄기를 남겼습니다.
수경재배기 수박 3번 4번 아들줄기 두 개를 키우는 현재 모습
이후 1번 마디에서 뒤늦게 나온 아들줄기도 제거해 현재는 3번과 4번 아들줄기 두 개만 키우고 있습니다.

직접 관찰해보니 ‘몇 번 마디에서 아들줄기가 나온다’는 것을 미리 정해놓기보다 실제로 나오는 줄기를 계속 살펴봐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6마디에서 적심한 베란다 수박|이식 스트레스 후 4·6번 아들줄기를 남겼습니다

다른 수박은 어미줄기를 6마디에서 순지르기했습니다. 이 수박 역시 처음부터 아들줄기 두 개만 남겨 키워볼 생각이었지만 이후 과정은 수경재배기 2호 수박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이 수박은 흙으로 옮겨 베란다에서 키우기 시작하면서 큰 이식 스트레스를 겪었습니다. 흙으로 옮긴 직후에는 첫 꽃까지 피어 반가웠는데, 제가 너무 성급하게 환경을 바꾸면서 잎이 심하게 시들었습니다. 결국 회복하지 못한 잎 세 장을 잘라냈습니다. 이 과정은 이전 글에서 따로 기록했지만, 이번 아들줄기 선택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 수박에서 처음 확인한 아들줄기는 3번, 4번, 6번 마디에서 나온 세 줄기였습니다.
수경재배기 2호에서는 3번과 4번을 남겼지만 이 수박에서는 똑같이 하지 않았습니다. 이식 스트레스를 겪은 뒤 잎과 줄기를 정리하면서 실제 상태를 보고 선택했습니다. 3번에서 나온 아들줄기는 제거했고, 현재는 4번과 6번 마디에서 나온 아들줄기 두 개를 키우고 있습니다.
사진을 한 방향에서만 찍으면 줄기들이 서로 겹쳐 어느 줄기가 어디에서 갈라져 나온 것인지 알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화분을 여러 방향에서 촬영하고 제가 묶어둔 색실과 줄기의 분기점을 따라가며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 수박에서도 결국 두 개의 아들줄기만 남았지만 수경재배기 수박과 똑같은 마디의 줄기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경재배기 2호는 3번과 4번, 베란다 수박은 4번과 6번입니다.

베란다 수박 6마디 적심 후 4번과 6번 아들줄기를 남긴 모습
6마디에서 적심한 수박에서는 3·4·6번 마디에서 아들줄기가 나왔습니다. 현재는 3번 줄기를 제거하고 4번과 6번 아들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유튜브에서 본 재배법을 따라 ‘3번과 4번 아들줄기를 남기면 되는구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키워보니 제 수박 두 포기조차 아들줄기가 나오는 위치와 이후 상황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특정 마디 번호를 맞추는 것보다 각 수박에서 실제로 자라는 줄기를 살펴보고 두 개만 선택해 관리한다는 원래 목적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아들줄기 두 개만 남긴 수박|정말 열매를 빨리 만날 수 있을까?

현재 두 수박은 모두 아들줄기를 두 개씩 남긴 상태입니다.
5마디에서 적심해 수경재배기 2호에서 키우는 수박에는 3번과 4번 아들줄기가 남아 있고, 6마디에서 적심해 베란다 흙에서 키우는 수박에는 4번과 6번 아들줄기가 남아 있습니다.
허니듀를 처음 키울 때와 비교하면 시작부터 완전히 다른 방법입니다.
허니듀는 어떤 줄기를 몇 개 키울 것인지 정하지 않고 자라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미줄기도 길어지고 여러 줄기가 무성해진 뒤에야 첫 암꽃을 만났고, 그 뒤부터 뒤늦게 순지르기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손자줄기에서 여러 암꽃이 피고 있기 때문에 허니듀 역시 결국 자신의 방식대로 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수박은 처음부터 어미줄기를 적심하고 아들줄기를 두 개로 제한했습니다.
그렇다고 아직 어느 방법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허니듀와 수박은 서로 다른 작물이고, 자라는 환경과 시기도 다르기 때문에 둘의 결과를 그대로 비교해서 순지르기의 효과라고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수박에서는 실험의 답을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제가 확인한 것은 순지르기 후 실제로 여러 마디에서 아들줄기가 나왔고, 그중 두 줄기씩을 선택해 키우고 있다는 것까지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록은 결과가 아니라 실험의 시작과 줄기 정리 과정에 가깝습니다.
제가 앞으로 보고 싶은 것은 남겨둔 네 개의 아들줄기입니다.
이 줄기들이 계속 자라면 암꽃은 언제 처음 나타날까요? 어느 마디에서 암꽃이 생길까요? 그리고 그 암꽃 가운데 실제 수정에 성공해 수박으로 자라는 것이 생길까요?
허니듀를 처음 키워본 경험에서 생긴 작은 궁금증이 이제 수박 실험으로 이어졌습니다.
줄기를 마음껏 키우는 대신 처음부터 관리하면서 키우면 열매를 만나는 과정도 달라질까?
아직 답은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가 더 궁금합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허니듀를 자유롭게 키워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수박은 처음부터 줄기를 관리해보기로 했습니다.

🌱 두 수박의 어미줄기를 각각 5마디와 6마디에서 순지르기(적심)했습니다.

🌱 현재 수경재배 수박은 3·4번, 베란다 수박은 4·6번 아들줄기 두 개씩을 키우고 있습니다.

🌱 아들줄기 두 개만 키운 수박에서는 언제 암꽃과 열매를 만나게 될지 계속 기록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