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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토마토가 발아하기 시작했을 때 저는 그중 두 포기를 수경재배기로 먼저 데려왔습니다.
당시 수경재배기에서 키우던 식물들이 생각보다 잘 자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침 비어 있는 자리도 두 자리 있었고, 이제 막 올라온 작은 방울토마토를 수경재배기로 옮겨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8월 1일, 발아한 방울토마토 가운데 2포기를 수경재배기로 옮겼습니다. 나머지 토마토는 그대로 베란다 텃밭에서 자라게 두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토마토들을 비교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베란다에서 허니듀를 키우면서 한 가지를 알게 됐습니다. 우리 집 베란다는 직사광선이 들어오지 않지만, 난간 바깥쪽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밝았습니다. 허니듀가 그곳에서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방울토마토도 난간 쪽에서 키워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렇게 토마토들의 자리가 하나둘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같은 곳에서 발아했던 방울토마토들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줄기의 길이였습니다.
‘같은 방울토마토인데 왜 이렇게 다르게 자랐을까?’
처음에는 단순히 장소가 달라서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날짜별로 다시 꺼내놓고 보니 토마토가 자란 모습에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8월 1일 방울토마토 2포기를 수경재배기로 옮기고, 나머지는 베란다 텃밭에서 키웠습니다
방울토마토가 발아한 뒤 가장 먼저 자리를 옮긴 것은 2포기였습니다.
8월 1일, 아직 아주 작은 모종이었을 때 수경재배기의 비어 있던 두 자리에 각각 옮겼습니다. 당시에는 수경재배기에서 키우던 다른 식물들의 상태가 좋았기 때문에 방울토마토도 그곳에서 잘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머지 방울토마토들은 바로 옮기지 않고 베란다 텃밭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빛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같은 날 모종을 여러 장소에 나누어 심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 두 포기를 옮긴 이유는 단순히 수경재배기에 자리가 있었고, 그곳에서 토마토를 한번 키워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생각이 조금 달라진 것은 허니듀 때문이었습니다.
베란다 난간 쪽에서 키우던 허니듀가 예상보다 잘 자랐습니다. 우리 집 베란다에는 햇빛이 직접 내리쬐는 시간이 거의 없어서 처음에는 베란다 전체가 식물에게는 어두운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식물을 계속 키우다 보니 같은 베란다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밝기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난간 바깥쪽은 위쪽이 트여 있고 바깥에서 들어오는 빛을 가리는 구조물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직사광선이 잎에 직접 닿는 것은 아니었지만 베란다 안쪽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밝았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방울토마토들도 난간 쪽에서 키워보고 싶어 졌습니다.
8월 10일, 베란다 텃밭에서 자라던 토마토 가운데 4포기를 옮겼습니다. 3포기는 난간 바깥쪽에서 키우고, 1포기는 베란다 안쪽에서 키웠으며, 1포기는 원래 자라던 베란다 텃밭에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곳에서 발아한 방울토마토들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자라게 된 것입니다.
처음부터 비교를 목적으로 조건을 나눈 것은 아니었습니다. 옮긴 날짜도 같지 않았고 재배 방식도 달랐습니다. 따라서 이것을 빛만 하나의 변수로 둔 정확한 비교실험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실제로 집에서 식물을 키우다가 자연스럽게 재배 장소가 나뉘었고, 그 뒤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사진으로 계속 남겼다는 점에서 저에게는 흥미로운 관찰이 됐습니다.
수경재배기 3호로 옮겼을 때는 괜찮아 보였는데, 창밖 자연광만 받자 줄기가 길어졌습니다
수경재배기로 옮긴 방울토마토를 처음부터 보면서 ‘웃자랐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발아 직후 옮긴 두 포기는 처음에는 제법 괜찮아 보였습니다. 작은 잎도 올라왔고 수경재배기에서 자라는 동안 특별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후 수경재배기 3호로 자리를 옮기면서 환경이 달라졌습니다.
이곳에서는 별도의 식물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창밖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을 주로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창문이 바로 옆에 있으니 빛이 아주 부족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사람 눈으로 보기에는 낮 동안 충분히 밝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며칠 뒤 토마토를 보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명 처음에는 그렇게 길지 않았던 줄기가 눈에 띄게 길어져 있었습니다. 잎과 잎 사이의 간격도 벌어져 보였고, 전체적으로 짧고 단단하게 자란 모종보다는 위쪽으로 길게 뻗은 모습이 강해졌습니다.

처음에는 토마토가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장소에서 자란 토마토와 나란히 비교해 보니 차이가 더 잘 보였습니다.
식물이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줄기를 길게 뻗으며 자라는 현상을 흔히 웃자람이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상황에 따라 etiolation이나 shade-avoidance response, low-light elongation 등 조금씩 다른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발아한 식물이 엽록소 형성이 충분하지 않은 채 길고 연약하게 자라는 전형적인 황화 현상은 etiolation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키운 방울토마토는 완전한 어둠 속에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창밖에서 자연광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토마토를 ‘완전한 암조건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황화’라고 표현하는 것보다는 빛이 충분하지 않은 환경에서 줄기의 신장이 두드러진 웃자람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토마토를 보면서 제가 그동안 착각하고 있었던 것도 하나 알게 됐습니다.
‘내 눈에 밝은 장소’와 ‘식물에게 충분한 빛이 있는 장소’는 꼭 같은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베란다 난간 바깥 토마토는 줄기가 짧았습니다, 사람에게 밝은 빛과 식물이 받는 빛은 달랐습니다
수경재배기 쪽 토마토가 길어지는 동안 난간 바깥쪽에서 자란 방울토마토는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진을 비교해 보니 난간 쪽 토마토는 줄기가 상대적으로 짧고 잎 사이 간격도 촘촘했습니다. 잎색도 제가 보기에는 더 진하고 전체적으로 단단해 보였습니다.
같은 곳에서 발아한 방울토마토인데 자라는 모습이 이렇게 달라진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물론 이 차이를 모두 빛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두 그룹은 수경재배와 흙 재배라는 차이도 있었고 옮긴 시기도 달랐습니다. 온도와 바람, 뿌리가 자라는 환경도 서로 달랐습니다. 특히 난간 바깥쪽은 베란다 안쪽보다 공기의 움직임도 더 많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가장 눈에 띄었던 환경 차이 중 하나는 빛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수경재배기 3호가 창문 옆에 있기 때문에 충분히 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식물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사람이 보기에 방이 밝으냐 어두우냐만은 아니었습니다.
사람의 눈은 밝기에 적응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그래서 실내에서도 창문이 크고 낮 동안 환하면 ‘빛이 충분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물은 광합성에 이용할 수 있는 특정 파장대의 빛을 실제로 얼마나 받는지가 중요합니다.
식물 재배에서는 이런 빛을 이야기할 때 PPFD(광합성 광양자 속밀도)라는 개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일정한 면적에 일정 시간 동안 광합성에 이용할 수 있는 광자가 얼마나 도달하는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제가 이번에 PPFD를 측정해 비교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두 장소의 정확한 빛의 양을 숫자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경험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창문 옆이라고 해서 난간 바깥쪽과 같은 빛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창을 통과해 들어오는 빛은 위치와 창의 방향, 건물 구조, 주변의 가림 정도 등에 따라 빠르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창문에서 조금만 멀어져도 식물이 실제로 받는 빛의 양이 크게 줄 수 있습니다.
반면 난간 바깥쪽은 직사광선이 없더라도 하늘 쪽이 훨씬 넓게 열려 있었습니다.
허니듀가 난간에서 잘 자라는 것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됐던 차이를 이번에는 방울토마토의 줄기에서 다시 보게 된 셈입니다.
그래서 이번 사진을 보면서 ‘직사광선이 없으면 다 비슷한 그늘’이라고 생각했던 제 기준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같은 베란다에서도 하늘이 얼마나 열려 있는지, 창이나 벽이 빛을 얼마나 가리는지, 식물이 실제 어느 위치에 놓여 있는지에 따라 자라는 모습이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이미 웃자란 방울토마토 줄기는 다시 짧아질까? 앞으로 새로 자라는 부분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수경재배기에서 길어진 토마토를 보면서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은 이것이었습니다.
‘빛을 더 많이 받게 해주면 이 긴 줄기가 다시 짧아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미 길어진 줄기가 원래 길이로 되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식물의 줄기가 자랐다는 것은 줄기의 세포가 이미 신장하고 조직이 만들어졌다는 뜻입니다. 이후 빛을 충분히 준다고 해서 이미 길어진 마디 사이가 다시 압축되어 짧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달라질 수 있는 것은 그다음부터 새로 자라는 부분입니다.
환경이 좋아지면 이후 만들어지는 줄기와 잎의 형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새로 생기는 마디 사이 간격이 이전보다 짧아지고 줄기가 상대적으로 튼튼하게 자라는지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얼마 전 웃자라 쓰러진 고수를 관찰하면서도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고수 역시 이미 길어진 줄기가 다시 짧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쓰러진 기존 줄기는 그대로 남아 있었고 생장점에서 새롭게 자라는 부분이 다시 방향을 잡았습니다.
방울토마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미 길어진 줄기를 보고 ‘망했다’고 생각하기보다 앞으로 만들어지는 부분이 어떻게 자라는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수경재배기 쪽 토마토는 빛 환경을 다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꾸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최근 수박을 흙으로 이식한 뒤 잘 자라게 해주겠다고 조명과 선풍기를 한꺼번에 더했다가 크게 시들게 만든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식물에게 좋은 조건이라고 해도 갑작스러운 변화는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한번 경험했습니다.
이번 방울토마토에서는 현재 상태를 계속 관찰하면서 새로 자라는 줄기의 마디 간격과 잎의 크기, 줄기의 굵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지켜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베란다 안쪽 생수병 화분에서 키우던 토마토도 제게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 아이는 결국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같은 곳에서 발아한 토마토가 여러 장소로 나뉘면서 단순히 ‘어디에서 제일 잘 자랄까?’ 정도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키워보니 결과는 잘 자란다와 못 자란다 두 가지로 간단히 나뉘지 않았습니다.
어떤 토마토는 줄기가 길어졌고, 어떤 토마토는 짧고 단단하게 자랐으며, 한 토마토는 결국 죽었습니다.
처음부터 조건을 완벽하게 통제한 실험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제가 실제로 식물을 키우면서 놓치고 있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곳에서 발아한 방울토마토라도 어디에서 키우느냐에 따라 자라는 모습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나타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차이를 줄기의 길이에서 먼저 발견했습니다.
이제는 웃자란 토마토를 더 밝은 환경에서 키웠을 때 이후 새로 자라는 부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계속 지켜보려고 합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같은 곳에서 발아한 방울토마토를 키웠지만, 옮긴 시기와 재배 장소가 달라지면서 자라는 모습에도 차이가 생겼습니다.
🌱 창밖 자연광을 받던 수경재배기 토마토는 줄기와 마디 사이가 길어졌고, 난간 바깥쪽에서 자란 토마토는 상대적으로 짧고 단단한 모습으로 자랐습니다.
🌱 처음에는 창문 옆이면 충분히 밝다고 생각했지만, 사람 눈에 밝아 보이는 것과 식물이 실제로 받는 빛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토마토를 비교하며 알게 됐습니다.
🌱 이미 웃자란 줄기는 다시 짧아지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빛 환경을 조절한 뒤 새로 자라는 부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계속 관찰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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