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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에 파종한 케일을 드디어 처음 수확했습니다.

깻잎을 키워보고 싶어서 시작했던 수경재배였는데, 청경채에 이어 케일까지 직접 수확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첫 수확은 케일을 따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직접 키운 케일에 사과와 당근, 아몬드를 넣어 아이들과 케일 주스를 만들어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식감이 꽤 거칠었습니다.

아이들도 맛보다 먼저 입안에 남는 건더기를 이야기했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

케일 때문인지, 믹서기 때문인지, 함께 넣은 재료 때문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수경재배 케일의 첫 수확부터 직접 만든 케일 주스가 왜 거칠었는지까지 하나씩 기록해 봤습니다.

 

수경재배 케일 첫 수확, 작은 잎도 먹어도 될까 고민하다가 결국 따봤습니다

청경채를 처음 수확해 라면에 넣어 먹은 뒤였습니다.

그날 평소에는 청경채를 잘 먹지 않던 딸까지 직접 키운 청경채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마 그 경험이 꽤 좋았던 모양입니다.

수경재배기에서 자라고 있는 케일을 보더니 딸이 물었습니다.

“엄마, 이제 케일도 따 먹어도 되지 않나요?”

사실 저는 조금 더 기다릴 생각이었습니다.

같은 날 파종한 청경채와 케일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케일이 많이 자라기는 했어도 마트에서 판매하는 케일과 비교하면 잎이 아직 작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잎이 더 커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아직 잎은 크지 않았지만 아이가 직접 키운 케일을 먹어보고 싶어 해 첫 수확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케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마트에서 판매하는 크기까지 키운 뒤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케일은 다 자란 잎뿐 아니라 어린잎도 먹을 수 있습니다. 어린 케일은 흔히 베이비 케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잎의 크기만 보고 ‘아직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포기 전체를 뽑을 생각도 아니었습니다.

가운데에서 새로 올라오는 어린잎과 생장점은 남겨두고 바깥쪽에서 어느 정도 자란 잎만 골라 수확하면 이후에도 새로운 잎이 자라는지 계속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딸의 한마디에 마음을 바꿨습니다.

‘그래. 조금 작으면 어때. 우리가 먹을 건데.’

그렇게 거실농장의 첫 케일을 수확했습니다.

수경재배 케일 첫 수확 전후 모습 비교
수경재배 케일 첫 수확 전과 겉잎을 수확한 후의 모습

 

수경재배로 직접 키워 처음 수확한 케일 잎
처음 수확한 케일 잎을 모아보니 아이들과 케일 주스를 만들 만큼의 양이 되었습니다.

바깥쪽 잎을 수확하고 가운데에서 자라는 어린잎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수경재배로 직접 키워 처음 수확한 케일

조금 더 키울까 고민했던 케일이지만 어린잎부터 직접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직접 수확하고 나니 크기가 작다는 것이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씨앗을 넣고 발아하는 모습을 보고, 본잎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을 지켜봤던 케일이 이제 정말 먹을 수 있는 채소가 됐다는 사실이 더 신기했습니다.

 

직접 수확한 케일로 주스를 만들었는데, 아이들은 맛보다 거친 식감을 먼저 말했습니다

처음 수확한 케일로 아이들에게 케일 주스를 만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직접 키운 케일을 건강하게 먹어보고 싶어 생각한 방법이었습니다.

재료도 집에 있는 것으로 간단하게 준비했습니다.

케일에 사과와 당근을 넣고, 조금 더 고소하게 만들어보려고 통아몬드도 함께 넣었습니다. 여기에 물을 넣고 평소 요리할 때 사용하는 믹서기로 모두 갈았습니다.

케일도 들어가고 사과와 당근, 아몬드까지 들어갔으니 나름 건강한 아침 주스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키운 수경재배 케일로 만든 첫 케일 주스

케일에 사과·당근·통아몬드와 물을 넣어 일반 믹서기로 갈았습니다.

직접 키운 수경재배 케일로 만든 사과 당근 케일 주스
직접 수확한 케일에 사과와 당근, 아몬드를 넣어 만든 첫 케일 주스

“얘들아, 케일 주스 마셔.”

나름 자신 있게 아이들에게 한 잔씩 나눠줬습니다.

그런데 한 모금 마신 아들의 첫 반응이 제가 예상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엄마… 제가 상상했던 맛이 아니에요.”

어떤 맛을 생각했느냐고 물었더니 아들은 상큼한 맛을 기대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이야기했습니다.

“씹히는 것도 없으면 좋겠어요.”

딸도 한 모금 마셔보더니 어디선가 먹어본 맛 같다며 제가 예전에 스타벅스에서 사준 주스가 생각난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둘 다 제법 잘 마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 컵을 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컵 가장자리를 따라 잘게 갈린 케일과 당근 같은 건더기가 빙 둘러 남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액체 부분은 마시면서 입안에 걸리는 건더기는 자연스럽게 남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도 직접 마셔봤습니다.

그제야 아들이 말한 “씹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맛 자체가 못 먹을 정도로 이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생각했던 매끄러운 주스와 달리 입안에서 작은 입자가 계속 느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케일만 들어간 것도 아니었습니다.

생당근을 함께 갈았고 통아몬드까지 그대로 넣었습니다. 케일의 잎과 줄기에는 섬유질이 있고, 단단한 당근과 아몬드도 충분히 곱게 분쇄되지 않으면 입자가 남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용한 것은 고성능 블렌더가 아니라 평소 요리에 사용하는 일반 믹서기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케일 주스니까 원래 이런가?’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들 반응을 보고 나니 다른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혹시 케일이 문제가 아니라 만드는 방법의 문제였던 것은 아닐까?

거실농장의 첫 케일 요리는 맛의 성공과 실패를 따지기 전에 또 하나의 궁금증을 남겼습니다.

 

케일 주스가 거칠었던 이유, 케일뿐 아니라 당근·통아몬드와 믹서기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주방을 정리하면서 남은 케일 주스를 다시 마셔봤습니다.

처음에는 직접 키운 케일 자체가 질겨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번 주스에는 케일만 들어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과, 생당근, 통아몬드까지 한꺼번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재료를 일반 믹서기로 갈았습니다.

케일 같은 잎채소는 갈아도 식이섬유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주서기처럼 즙과 섬유질을 분리한 것이 아니라 통째로 블렌딩 하면 식물 조직과 섬유질이 작은 입자로 남습니다.

충분히 강하고 빠르게 분쇄하면 입자가 아주 작아져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입자가 충분히 작아지지 않으면 마실 때 거친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생당근도 들어갔습니다.

당근은 케일 잎보다 단단하기 때문에 충분히 곱게 갈리지 않으면 작은 알갱이가 남기 쉽습니다.

통아몬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고소한 맛을 더하려고 넣었지만, 단단한 견과류를 통째로 넣은 것이 오히려 아이들이 말한 ‘씹히는 식감’을 더했을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번 주스가 거칠었던 이유를 케일 하나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케일과 당근, 통아몬드라는 재료의 조합에 제가 사용한 믹서기의 분쇄 정도까지 여러 조건이 함께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더 커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방법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통아몬드는 빼고 아몬드 밀크를 사용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아몬드의 고소한 맛은 어느 정도 남기면서 단단한 견과류 입자가 씹히는 문제는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일반 믹서기보다 재료를 더 곱게 분쇄할 수 있는 블렌더로도 같은 재료를 갈아보고 싶습니다.

일반 믹서기로 만든 것과 고성능 블렌더로 만든 케일 주스의 식감이 실제로 얼마나 다른지도 직접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무조건 건더기를 없애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체에 거르면 훨씬 매끄럽게 마실 수 있지만, 걸러지는 건더기와 함께 식이섬유의 일부도 제거됩니다.
반대로 재료를 통째로 갈아 마시면 섬유질을 그대로 먹을 수 있지만 식감은 덜 부드러울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떤 방법이 더 좋은지는 무엇을 원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들에게는 아무래도 영양만큼 마시기 편한 식감도 중요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넣어도 건더기가 싫어서 마시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이번에는 첫 수확한 케일로 주스를 만들어보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만들어 먹어보니 케일을 어떻게 키우느냐뿐 아니라 수확한 채소를 어떻게 먹느냐도 또 다른 실험이 됐습니다.

다음에는 통아몬드를 아몬드 밀크로 바꿔보고, 가능하다면 블렌더도 달리해서 아이들이 말했던 그 ‘씹히는 느낌’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조금 더 키울까 고민했지만 아이가 직접 키운 케일을 먹어보고 싶어 해 첫 수확을 했습니다.

🌱 수확한 케일에 사과와 당근, 아몬드를 넣어 주스를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건더기가 많이 남았습니다.

🌱 아이들은 맛보다 씹히는 식감을 아쉬워했고, 직접 마셔보니 저도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 다음에는 통아몬드 대신 아몬드 밀크를 넣고 블렌더도 바꿔, 케일 주스의 식감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지는지 비교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