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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씨앗을 심고 같은 수경재배기에서 키우면 청경채와 케일은 비슷한 속도로 자랄까요?

둘 다 배추과 식물이라 씨앗을 심을 때만 해도 성장 과정도 어느 정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깻잎 3호 이후 발아가 계속 실패하면서 수경재배기 1호에 빈자리가 생겼습니다. 비워두기 아까워 케일과 깻잎을 다시 심으면서 청경채 씨앗도 함께 넣었습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실험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매일 들여다보니 재미있는 차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발아한 것은 케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본잎은 청경채에서 먼저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자라자 이번에는 케일이 위로 훨씬 길게 자랐습니다.

같은 날 출발했는데 어느 시점의 무엇을 비교하느냐에 따라 ‘더 빨리 자라는 것처럼 보이는 식물’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순히 어느 쪽이 더 빨리 자랐는지를 정하기보다, 청경채와 케일이 발아부터 본잎이 자라는 과정에서 어떤 차이를 보였는지 기록해 보기로 했습니다.

 

청경채와 케일 씨앗, 같은 날 함께 심었습니다

이번에는 케일과 깻잎 씨앗을 심으면서 청경채도 함께 파종했습니다.

씨앗을 꺼내놓고 보니 작물마다 생김새가 꽤 달랐습니다.

특히 청경채 씨앗은 볼 때마다 눈길이 갔습니다.

어릴 때 보았던 은단처럼 동글동글한 작은 알갱이인데, 제가 가진 씨앗은 빛을 받으면 갈색과 붉은빛이 섞인 작은 구슬처럼 보였습니다.

사진으로는 실제 색감이 잘 담기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청경채 깻잎 케일 씨앗을 비교한 모습
청경채와 케일, 깻잎 씨앗을 비교해본 모습

씨앗을 배지에 넣은 뒤에는 습도가 잘 유지되지 않는 것처럼 보여 위에 랩을 씌워두었습니다.

수경재배기 배지의 수분 유지를 위해 랩을 씌워 발아시키는 모습
발아하는 동안 수분이 너무 빨리 마르지 않도록 랩을 씌워둔 모습

그리고 기다렸습니다.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여준 것은 케일이었습니다.

 

먼저 발아한 것은 케일이었습니다

같은 날 심었지만 가장 먼저 발아하기 시작한 것은 케일이었습니다.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고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해 랩을 벗겨주었습니다.

수경재배기 배지에서 씨앗이 발아해 떡잎이 올라오기 시작한 케일
파종 후 가장 먼저 발아 움직임을 보여준 케일

이후 청경채도 발아했고 두 작물 모두 떡잎을 펼쳤습니다.

같은 시간에 찍은 모습을 비교해 보니 초기에는 케일 쪽이 조금 더 앞서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같은 날 파종한 청경채와 케일의 초기 떡잎 성장 모습 비교
같은 날 키운 청경채와 케일의 초기 떡잎 모습

처음에는 이 모습을 보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케일이 청경채보다 빨리 자라는구나.’

그런데 며칠 더 지켜보니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씨앗이 먼저 발아했다고 해서 이후의 모든 성장도 계속 앞서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발아는 케일이 먼저, 본잎은 청경채가 먼저 보였습니다

떡잎 다음으로 제가 기다린 것은 본잎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순서가 달라졌습니다.

초기 발아에서는 케일이 먼저 움직였지만, 본잎이 자라는 모습은 청경채에서 조금 더 빨리 눈에 띄었습니다.

떡잎 사이에서 작은 본잎이 자라기 시작한 청경채 모종과 같은 시기의 케일 모종
케일보다 먼저 본잎의 성장이 눈에 띄기 시작한 청경채와 같은 시기에 관찰한 케일

이 모습을 보고 나니 ‘성장 속도’라는 말을 생각보다 단순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아가 빠른 것과 본잎이 빨리 나오는 것은 서로 다른 과정이었습니다.

제가 키운 개체에서는 발아 초기에는 케일이 앞섰지만 본잎이 나타나는 과정에서는 청경채가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키운 몇 개체의 결과만으로 ‘케일은 발아가 빠르고 청경채는 본잎이 빠르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씨앗마다 발아 시점이 다를 수 있고, 같은 수경재배기 안에서도 배지의 수분 상태나 위치 등 미세한 차이가 있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두 작물 전체의 특성을 결정하는 실험이라기보다 우리 집 수경재배기에서 같은 시기에 키운 청경채와 케일이 실제로 보여준 성장 과정으로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떡잎만 봤더니 청경채와 케일이 정말 비슷했습니다

두 식물을 함께 키우면서 또 하나 재미있었던 것은 떡잎이었습니다.

청경채와 케일은 모두 배추과 식물입니다.

청경채는 Brassica rapa, 케일은 Brassica oleracea에 속해 서로 다른 종이지만 어린 시기의 떡잎 모습은 꽤 비슷했습니다.

본잎이 나오기 전 서로 비슷하게 생긴 청경채와 케일 떡잎 비교
본잎이 나오기 전에는 저도 헷갈렸던 청경채와 케일

사진으로 떡잎만 보면 어느 쪽이 청경채이고 어느 쪽이 케일인지 저도 순간 헷갈렸습니다.

하지만 본잎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차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도 씨앗부터 직접 키워보지 않았다면 자세히 볼 일이 없었을 모습입니다.

마트에서는 이미 충분히 자란 청경채와 케일을 만나지만, 씨앗에서 막 올라온 두 식물은 생각보다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잠깐! 사진에서 왼쪽 한 줄은 케일 모종이고, 오른쪽 두 줄은 청경채 모종입니다. 떡잎만 보면 생각보다 많이 닮아 있지요.

 

피트모스로 옮기면서 두 식물의 반응도 달랐습니다

케일은 나중에 거실농장 2호점으로 이식할 예정이어서 한 자리에 여러 개가 자라고 있던 새싹 가운데 일부를 골라 피트모스로 옮겼습니다.

청경채는 조금 사정이 달랐습니다. 

수경재배기 1호의 빈자리를 활용해 보려고 씨앗을 한 곳에 여러 개 뿌려두었는데 예상보다 많이 발아했습니다.

한 배지에 여러 개의 씨앗이 발아해 함께 자라고 있는 청경재 모종
한곳에 여러 개 파종했다가 함께 발아한 청경채

그대로 두면 서로 너무 가까워질 것 같아 일부를 골라 피트모스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옮긴 뒤 모습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케일 일부는 이식 직후 힘없이 처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제가 옮긴 청경채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런 모습이 덜했습니다.

피트모스로 옮긴 직후 일부 케일이 처져 있던 모습

당시에는 청경채를 케일보다 조금 더 어린 상태에서 옮겼기 때문에 이식 시기의 차이가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뿌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받은 손상의 정도가 달랐을 수도 있고, 개체의 상태나 피트모스에 자리 잡은 방식 등 다른 요인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직접 확인한 것은 케일은 이식 직후 일부가 처졌고, 청경채는 상대적으로 덜 처졌다는 것까지입니다.

왜 그런 차이가 생겼는지는 앞으로 비슷한 이식을 반복하면서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본잎이 3장씩 나온 뒤에는 케일이 훨씬 커 보였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 두 작물 모두 본잎이 세 장 정도 나온 시점에 다시 비교해 봤습니다.

이번에는 차이가 꽤 컸습니다.

같은 날 파종해 본잎이 약 3장 자란 청경채와 케일의 크기와 형태 비교
본잎이 각각 3장 정도 나온 시기의 청경채와 케일

케일이 청경채보다 훨씬 길고 크게 보였습니다.

처음 글을 쓰면서는 이 모습을 보고 ‘케일의 압도적인 승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살펴보니 이것 역시 단순히 성장 속도의 승패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청경채와 케일은 같은 배추과 식물이지만 자라면서 나타나는 형태가 서로 다릅니다. 따라서 사진에서 케일의 키가 더 크다는 이유만으로 케일이 청경채보다 더 빨리 또는 더 잘 자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같은 날 심고 같은 시기에 본잎이 세 장 정도 나온 상태에서도 두 식물의 전체적인 모습과 크기에 꽤 큰 차이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키가 더 크다는 것만으로 어느 식물이 더 빨리 또는 더 잘 자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같은 날 심고 같은 시기에 본잎이 세 장 정도 나온 상태에서도 두 식물의 전체적인 모습과 크기에 꽤 큰 차이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누가 더 빨리 자랄까?’가 궁금해서 시작했는데, 직접 키워보니 오히려 다른 답을 얻었습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날 시작했지만 성장 과정은 같지 않았습니다

이번 관찰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면 재미있는 흐름이 보입니다.

관찰한 부분 제가 키운 식물에서 보인 모습
초기 발아 케일이 먼저 시작
떡잎 시기 두 식물의 모습이 상당히 비슷했음
본잎 등장 청경채가 조금 더 빨리 눈에 띔
본잎 약 3장 시기 케일이 훨씬 길고 크게 보임
이식 직후 일부 케일이 처졌고 청경채는 상대적으로 덜했음

※ 이번 기록은 제가 같은 시기에 키운 소수의 청경채와 케일을 관찰한 결과입니다. 작물 전체의 발아·성장 속도를 일반화하기 위한 실험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아주 간단한 질문이었습니다.

‘청경채와 케일 중 누가 더 빨리 자랄까?’

처음 발아만 봤다면 답은 케일이라고 했을 겁니다.

조금 더 기다려 본잎이 나오는 모습을 봤다면 청경채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더 자란 뒤 키만 비교했다면 다시 케일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끝까지 지켜보고 나니 어느 한쪽을 승자로 정하는 것보다 이 변화 자체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수경재배기에서 시작했다고 해서 두 식물이 같은 순서와 같은 모습으로 자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또 하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습니다.

같은 작물인데도 수경재배기에 그대로 남아 있는 모종과 피트모스로 옮긴 모종의 성장 모습에 차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청경채와 케일의 비교가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궁금증이 생긴 셈입니다.

그 차이는 다음 기록에서 따로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발아는 케일이 먼저였지만 본잎은 청경채가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 더 자란 뒤에는 두 식물의 생김새 자체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 ‘누가 더 빨리 자랄까?’보다 어느 시점을 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것이 더 재미있었던 실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