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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을 처음 키우기 시작했을 때는 발아만 성공하면 큰 고비를 넘는 줄 알았습니다.
베란다 화분에서는 좀처럼 싹이 나오지 않았고, 수경재배를 시작한 뒤에도 씨앗이 물러지거나 배지에 곰팡이가 생기는 등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래서 깻잎이 제대로 잎을 펼치고 자라기 시작했을 때는 그저 잘 자라는 것만으로도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반대의 고민이 생겼습니다.
너무 잘 자라기 시작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작은 수경재배기 한 칸이면 충분했던 깻잎의 잎이 점점 넓어졌습니다. 옆에서 키우는 다른 식물의 공간까지 차지하기 시작했고, 위에 달린 LED와의 거리도 계속 조절해야 했습니다.
‘이대로 여기에서 계속 키워도 될까?’
처음 수경재배기를 구입할 때는 씨앗을 발아시키는 것만 생각했지, 그 안에서 자란 식물이 얼마나 커질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깻잎을 지금의 수경재배기에서 독립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옮기려고 하니 새로운 고민이 줄줄이 생겼습니다. 어떤 화분을 사용해야 할지, 흙 대신 무엇을 넣을지, 거실에서 키운다면 빛은 어떻게 공급해야 할지 다시 하나씩 알아봐야 했습니다.
이번 기록은 그렇게 커지는 깻잎을 위해 별도의 수경재배 화분을 준비한 과정입니다.
커지는 깻잎, 더 큰 화분이 필요할까?
처음 사용한 Quuma 수경재배기는 발아와 초기 생육에는 충분했습니다. 한 기기 안에 여러 개의 포트가 있기 때문에 깻잎뿐 아니라 다른 채소도 함께 심어볼 수 있었고, 위에는 LED 조명도 달려 있었습니다.
문제는 깻잎이 자라면서부터였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떡잎 두 장뿐이었던 깻잎이 본잎을 하나둘 만들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잎의 크기가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잎이 옆으로 퍼지면서 한 포기가 차지하는 공간도 점점 넓어졌습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제가 왜 새로운 화분을 고민하기 시작했는지 더 잘 보입니다.
수경재배기의 크기가 갑자기 작아진 것이 아니라 깻잎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공간을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어린 깻잎인데도 넓은 잎 때문에 옆자리가 좁아 보였습니다. 앞으로 줄기가 더 자라고 잎이 계속 늘어난다면 다른 작물과 함께 한 기기 안에서 키우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세 가지 방법을 놓고 고민했습니다.
그대로 지금 수경재배기에서 키울 것인지, 베란다의 흙 화분으로 옮길 것인지, 아니면 깻잎만 키울 별도의 재배 공간을 만들 것인지였습니다.
베란다로 옮기는 것도 생각했습니다. 햇빛을 이용할 수 있다면 별도의 식물등도 필요하지 않을 수 있고, 흙에서 키우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집 베란다는 창문으로 완전히 막힌 공간이 아니라 바깥과 연결된 오픈형입니다. 식물이 밖에 있으면 벌레가 찾아올 가능성도 있고, 깻잎이 크게 자랐을 때 좁은 베란다의 이동 공간을 얼마나 차지할지도 걱정됐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실내에서 수경재배로 키운 깻잎을 가능하면 그대로 흙 없이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화분 형태의 수경재배기였습니다.
제가 구입한 제품은 판매 페이지에 Hydroponic No.17로 표시되어 있던 제품이었고, 가격은 RM160이었습니다. 화분 하나의 용량은 약 25L였습니다.
처음 사용한 수경재배기가 여러 종류의 어린 식물을 한꺼번에 키우는 공간이었다면, 이번에는 깻잎처럼 크게 자라는 식물에게 좀 더 넉넉한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빈 화분을 받아놓고 보니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커다란 화분 안을 무엇으로 채우지?
수경재배 화분, 무엇으로 채울까?
화분을 마련했으니 가장 간단한 방법은 흙을 넣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거실에서 키울 생각이었기 때문에 가능하면 흙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실내에서 흙을 사용하면 물을 줄 때 흙이 흘러나오는 문제도 있고, 벌레나 날파리에 대한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흙을 대신하면서 깻잎의 줄기와 뿌리를 잡아줄 수 있는 재료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선택한 것이 하이드로볼이었습니다.
하이드로볼은 점토를 높은 온도에서 구워 만든 작은 알갱이 형태의 배지입니다. LECA(Lightweight Expanded Clay Aggregate)라고 부르는 발포점토와 같은 종류의 재료를 수경재배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제가 하이드로볼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거실에서 사용하기 편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흙처럼 쉽게 흩어지지 않고, 알갱이 사이에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뿌리 주변에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느 정도 무게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줄기가 길어지고 잎이 커질 깻잎을 잡아주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용 후 세척해 다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진 속 화분들이 앞으로 깻잎이 들어갈 새로운 집입니다.
하이드로볼은 바로 화분에 붓지 않고 먼저 물로 여러 번 씻었습니다. 새 하이드로볼에는 제조와 운반 과정에서 생긴 가루나 작은 부스러기가 묻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을 부어 씻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가루가 나와서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헹군 뒤 화분에 넣었습니다.
직접 화분에 채워보니 또 하나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25L짜리 화분이라고 해서 내부를 하이드로볼로 가득 채우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구입한 화분은 물이 저장되는 부분과 식물이 자리 잡는 부분이 나뉘어 있는 구조였기 때문에 실제로 필요한 하이드로볼의 양은 화분 전체 용량과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흙 대신 하이드로볼을 넣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수경재배에서는 하이드로볼 자체가 식물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흙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이드로볼은 주로 뿌리를 지지하고 뿌리 주변에 공간을 만들어주는 배지 역할을 하고, 식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은 물에 녹아 있는 양액을 통해 공급해야 합니다.
같은 수경재배이지만 작은 스펀지 배지에서 키우던 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하이드로볼로 뿌리와 줄기를 지지하며 키우게 되었습니다.
이제 화분도 준비했고 하이드로볼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깻잎을 거실에서 키우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더 남았습니다.
빛이었습니다.
수경재배 화분, 식물등은 어떻게 고를까?
기존 수경재배기에서는 식물등을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기기 자체에 LED가 붙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씨앗을 심고 모드를 설정하면 위에서 빛을 비춰주니 제가 할 일은 조명의 높이를 조절하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깻잎을 별도의 화분으로 옮기는 순간 그 LED를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베란다에서 키운다면 자연광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거실 안에 화분을 둘 생각이었기 때문에 별도의 식물등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에는 식물등 하나 고르는 일이 그렇게 복잡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검색해 보니 보라색으로 빛나는 적색·청색 LED도 있었고, 일반 조명처럼 흰빛을 내는 풀 스펙트럼 제품도 있었습니다. 소비전력도 제각각이었고 천장이나 벽에 고정하는 제품부터 스탠드형까지 설치 방법도 다양했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벽이나 천장에 조명을 고정하는 것보다 필요할 때 위치와 높이를 바꿀 수 있는 제품이 편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스탠드형 식물등을 선택했습니다.

사진처럼 조명이 독립된 스탠드에 달려 있기 때문에 식물이 자라면 높이를 바꿀 수 있고, 화분 위치를 옮길 때 조명도 함께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빛의 색도 고민했습니다.
식물등을 찾아보면 붉은색과 파란색 LED를 조합한 제품이 많이 보입니다. 식물이 광합성에 활용하는 파장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거실에서 매일 사용할 조명이다 보니 식물의 생장뿐 아니라 사람이 생활할 때의 불편함도 생각하게 됐습니다.
결국 저는 자연광과 비슷하게 흰빛으로 보이는 풀 스펙트럼 타입을 선택했습니다.
출력은 100W 제품으로 골랐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해서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제가 100W를 선택했다고 해서 깻잎에는 반드시 100W 식물등이 필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식물이 실제로 받는 빛의 양은 단순히 제품에 적힌 소비전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LED의 효율과 빛이 퍼지는 범위, 식물과 조명 사이의 거리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100W라고 표시된 제품이라도 실제 식물이 받는 빛은 제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당시 저는 50W, 100W, 150W 제품을 놓고 고민했습니다.
50W는 앞으로 깻잎이 여러 포기로 늘어났을 때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됐고, 150W는 제가 사용하려는 거실 공간에는 지나치게 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깻잎뿐 아니라 앞으로 화분을 여러 개 사용할 가능성까지 생각해 중간인 100W를 선택했습니다.
다만 제가 100W를 선택했다고 해서 깻잎 재배에는 반드시 100W 식물등이 필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LED의 효율, 빛이 퍼지는 범위, 식물과 조명 사이의 거리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화분과 하이드로볼, 식물등까지 준비를 마쳤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커진 깻잎을 옮겨줄 공간 하나를 마련하려고 했는데, 막상 준비하다 보니 생각해야 할 것이 꽤 많았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깻잎을 새로운 화분으로 실제로 옮기는 일입니다.
🌱 제가 준비한 깻잎 수경재배 환경
| 항목 | 제가 선택한 것 |
| 재배 방식 | 실내 수경재배 |
| 화분 | Hydroponic No.17 |
| 화분 용량 | 약 25L |
| 화분 가격 | RM160 |
| 배지 | 하이드로볼 |
| 조명 형태 | 스탠드형 LED |
| 조명 | 풀 스펙트럼 화이트 |
| 선택한 출력 | 100W |
※ 이 표는 깻잎 재배의 정답이나 권장 사양이 아니라 제가 당시 실제로 준비한 환경을 기록한 것입니다. 사용하는 화분과 조명, 실내 환경에 따라 필요한 조건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처음에는 깻잎 씨앗 하나 발아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깻잎이 자라기 시작하니 이번에는 ‘어디까지 키울 것인가’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작은 수경재배기 안에서 넓어지는 잎을 보면서 결국 깻잎만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주기로 했습니다.
🌱 거실에서 계속 수경재배를 해보고 싶어 흙 대신 하이드로볼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갈색 돌처럼 보였는데 알아볼수록 하이드로볼 자체가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뿌리를 지지하는 배지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 기존 수경재배기의 LED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식물등도 처음으로 따로 골랐습니다. 풀 스펙트럼, 와트, 조명 거리까지 처음 접하는 말이 많았습니다. 결국 제가 사용하려는 공간과 앞으로 깻잎이 커질 것을 생각해 스탠드형 풀 스펙트럼 100W를 선택했습니다.
🌱 화분도, 하이드로볼도, 식물등도 준비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이곳으로 깻잎을 실제로 옮기는 일입니다. 새집을 이렇게 열심히 마련했는데 깻잎이 마음에 들어 할지는 다음 과정에서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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