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거실에서 여러 식물을 키우면서 예상보다 훨씬 잘 자라 놀랐던 식물이 하나 있습니다.

페퍼민트입니다.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만 해도 정말 작은 새싹이었습니다. 너무 작아서 제가 보기에는 깻잎 씨앗만 하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 작은 페퍼민트가 얼마나 자랄지, 나중에 잎을 따서 차라도 마실 수 있을지 그때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수경재배기에서 키우기 시작하자 생각보다 빠르게 자랐습니다.

새잎이 계속 나오고 줄기도 길어졌습니다. 처음에는 필요할 때마다 잎만 조금씩 따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키우다 보니 페퍼민트의 모습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풍성해지기보다는 줄기가 자꾸 위로 길어졌습니다.

‘잎을 계속 따는 것보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그때부터 순지르기를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순지르기를 하면서 잘라낸 줄기도 그냥 버리지 않았습니다. 페퍼민트는 줄기를 삽목해 다시 키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존 포기는 순지르기를 하면서 새로운 가지를 늘리고, 잘라낸 줄기는 다시 삽목해 새로운 페퍼민트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아주 작은 두 포기로 시작했던 페퍼민트가 어느새 거실 농장에서 가장 풍성한 식물 중 하나가 됐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페퍼민트를 키우면서 어떻게
두 포기를 여러 포기로 늘려갔는지 그 과정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아주 작은 새싹이었던 페퍼민트|수경재배기에서 가장 잘 자라는 식물 중 하나가 됐습니다

처음 페퍼민트를 키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잘 자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처음 우리 집에 온 페퍼민트는 정말 작았습니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다른 식물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새싹이었습니다. 제가 당시 기록하면서 ‘새싹이 깻잎 씨앗만 하다’고 표현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살아 있으니 수경재배기에 자리를 만들어주고 다른 식물들과 함께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수경재배기에서 처음 키우기 시작한 작은 페퍼민트 새싹
처음 키우기 시작했을 때의 페퍼민트입니다. 너무 작아서 제가 보기에는 깻잎 씨앗만 하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같은 수경재배기에서는 깻잎과 케일, 청경채 같은 식물들도 함께 자라고 있었습니다. 매일 여러 식물을 한꺼번에 들여다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장 속도도 비교하게 됐습니다. 어떤 식물은 며칠이 지나도 별다른 변화가 없어 ‘얘는 왜 안 크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페퍼민트는 달랐습니다. 새잎이 생기고 줄기가 길어지는 변화가 비교적 쉽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수경재배기에서 가장 눈에 띄게 자라는 식물 중 하나가 됐습니다.

처음에는 페퍼민트가 잘 자라는 이유가 말레이시아의 환경과 잘 맞아서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키우던 페퍼민트는 바깥의 강한 햇빛을 직접 받고 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거실 수경재배기에서 식물등을 받으며 자랐고 뿌리에는 계속 물이 공급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라서 잘 자란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제가 만들어준 수경재배 환경에서 페퍼민트가 잘 적응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았습니다.

잘 자라니 처음에는 그저 좋았습니다. 필요할 때 잎을 조금씩 따서 사용할 수도 있었고, 따고 나면 또 새로운 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페퍼민트가 계속 자라면서 한 가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잎의 수가 늘어나는 것과 함께 줄기도 계속 위쪽으로 길어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아서 걱정했던 페퍼민트인데, 이제는 오히려 너무 길어지는 줄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새로운 고민이 됐습니다.

 

잎만 따 먹었더니 줄기가 길어졌습니다|그래서 순지르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페퍼민트를 수확할 때는 별다른 방법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차를 마시거나 페퍼민트 잎이 필요할 때 크기가 괜찮은 잎을 몇 장씩 따서 사용했습니다. 그러면 아래에는 줄기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위쪽에서는 또 새로운 잎이 나왔습니다. 페퍼민트가 계속 잘 자라고 있었기 때문에 한동안은 이렇게 잎만 수확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모양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잎이 여러 방향으로 풍성하게 자라는 모습이었는데 실제 페퍼민트는 줄기가 위쪽으로 계속 길어졌습니다. 새잎은 생기고 있었지만 줄기가 길어지면서 전체적으로 키만 커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페퍼민트를 위로만 길게 키우지 않고 옆으로도 풍성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그러다 알게 된 것이 순지르기였습니다.

순지르기는 식물의 줄기 끝에 있는 생장점을 잘라 위쪽으로 계속되는 성장을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줄기 끝을 잘라주면 남아 있는 부분에서 곁가지가 자라면서 한 줄기로 길게 자라는 것과는 다른 모습을 만들 수 있습니다. 페퍼민트처럼 줄기가 빠르게 자라는 식물을 풍성하게 키울 때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저도 줄기가 길어진 페퍼민트부터 순지르기를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수경재배기에서 길게 자란 페퍼민트 줄기를 순지르기한 모습
수경재배기에서 페퍼민트 줄기가 길게 자라 순지르기를 해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자라고 있는 줄기를 자른다는 것이 조금 아깝기도 했습니다. 잎이 달린 멀쩡한 줄기를 잘라내면 그만큼 작아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잘라낸 아래쪽에서 새로운 가지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줄기로 위쪽을 향해 자라던 페퍼민트에서 옆으로 새로운 줄기가 생기니 제가 원했던 풍성한 모습에 조금씩 가까워졌습니다.

그때부터 페퍼민트가 너무 길어지면 잎만 하나씩 따기보다 순지르기도 함께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이때 제가 알고 있던 순지르기는 아주 기본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정확히 어느 마디의 위를 잘라야 하는지, 자르는 위치에 따라 새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까지 확인하면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세세한 부분은 페퍼민트를 계속 키우면서 나중에 다시 궁금해졌습니다.

이때 제 관심을 더 끌었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순지르기를 할 때마다 제 손에는 잎이 여러 장 달린 건강한 페퍼민트 줄기가 하나씩 남았습니다.

‘이걸 그냥 버려야 하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잘라낸 줄기가 페퍼민트를 더 많이 키우는 재료가 됐습니다.

 

잘라낸 줄기도 버리지 않았습니다|삽목으로 페퍼민트를 하나씩 늘렸습니다

순지르기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잘라낸 줄기를 수확한 것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잎을 떼어 사용하고 나면 줄기는 버려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페퍼민트에 대해 알아보다 보니 잘라낸 건강한 줄기를 이용해 삽목으로 다시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삽목은 식물의 줄기나 가지 일부를 잘라 새로운 개체로 키우는 번식 방법입니다. 씨앗부터 다시 발아시키지 않아도 이미 자란 식물의 일부를 이용해 새로운 식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꽤 신기했습니다. 특히 페퍼민트와 같은 민트류는 줄기 삽목으로 번식하기 비교적 쉬운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는 순지르기를 할 때 잘라낸 줄기가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럼 이것도 다시 키워볼 수 있겠네?’

그래서 상태가 괜찮은 페퍼민트 줄기는 버리지 않고 다시 수경재배기에 꽂아 키워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던 수경재배기 2호는 삽목한 줄기를 꽂아두고 키울 수 있었지만 안쪽에 있는 뿌리를 매일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때는 ‘며칠 만에 뿌리가 나왔다’처럼 발근 시점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글에서 제가 해보고 싶었던 것은 훨씬 단순했습니다. 순지르기로 생긴 건강한 줄기를 버리지 않고 다시 키워 페퍼민트를 늘려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순지르기의 의미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기존 페퍼민트의 모양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줄기를 자르는 작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순지르기를 하고 남은 줄기를 삽목에 이용하기 시작하니 한 번의 작업으로 두 가지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원래 키우던 페퍼민트에서는 새로운 곁가지가 자랐고, 잘라낸 줄기는 다른 자리에서 새로운 페퍼민트로 키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여러 포기의 페퍼민트를 산 것도 아니었고, 씨앗을 계속 발아시킨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페퍼민트가 자라면 줄기를 잘라주고, 잘라낸 줄기 가운데 건강한 것은 다시 키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페퍼민트에서 줄기가 길어지면 또 같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두 포기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페퍼민트가 여러 곳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페퍼민트가 잘 자라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저에게는 이 과정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식물을 수확하면서 줄기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줄기가 또 하나의 식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두 포기로 시작한 페퍼민트|순지르기와 삽목을 반복하니 이렇게 풍성해졌습니다

처음 페퍼민트를 찍어둔 사진과 나중의 모습을 비교하면 같은 식물에서 시작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작아서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싶었던 새싹 두 포기였습니다. 그런데 수경재배기에서 자리를 잡은 뒤에는 줄기가 계속 길어졌고, 저는 그 줄기를 순지르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순지르기한 기존 포기에서는 다시 새로운 가지가 자랐고, 잘라낸 건강한 줄기는 버리지 않고 삽목에 이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페퍼민트가 얼마나 늘어날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줄기가 너무 길어지니 잘랐고, 잘라놓고 보니 버리기 아까워 다시 키웠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반복되면서 결과적으로 페퍼민트의 수가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순지르기로 잘라낸 줄기를 삽목해 여러 포기로 늘어난 페퍼민트
순지르기로 잘라낸 페퍼민트 줄기를 다시 키우면서 두 포기로 시작했던 페퍼민트를 조금씩 늘려갔습니다.

무엇보다 기존 포기를 계속 살려두면서 늘릴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원래 키우던 페퍼민트는 순지르기를 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가지가 자랐고 잎도 계속 생겼습니다. 동시에 잘라낸 줄기 가운데 상태가 좋은 것은 새로운 페퍼민트로 키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순지르기와 삽목은 각각 따로 하는 작업이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과정이 됐습니다.

길어지면 잘라주고, 잘라낸 줄기는 다시 키우고, 원래 포기에서 새 가지가 자라면 또 키우는 것.

처음에는 페퍼민트 잎을 따서 차로 마시려고 키웠는데 어느새 페퍼민트 자체를 늘려가는 재미가 더 커졌습니다.

순지르기와 삽목을 반복해 풍성하게 번식한 수경재배 페퍼민트
아주 작은 새싹으로 시작했던 페퍼민트가 순지르기와 삽목을 반복하면서 처음보다 훨씬 풍성해졌습니다.

페퍼민트를 키우기 전에는 식물을 늘리려면 씨앗을 다시 심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페퍼민트를 직접 키워보면서 줄기 하나도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물론 잘라낸 모든 줄기가 언제나 똑같이 자란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줄기의 상태나 삽목 후 환경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제가 직접 키운 페퍼민트에서는 이 방법을 반복하면서 처음보다 훨씬 풍성하게 키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작은 두 포기였습니다.
그 두 포기가 자라고, 길어진 줄기를 잘라주고, 잘라낸 줄기를 다시 키우는 과정이 반복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페퍼민트 줄기가 길어져도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습니다.

‘이 줄기도 다시 하나 키울 수 있겠네.’

제가 페퍼민트를 두 포기에서 여러 포기로 늘리면서 가장 자연스럽게 익힌 방법이 바로 순지르기와 삽목이었습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아주 작은 페퍼민트 두 포기로 시작했지만 수경재배기에서 빠르게 자랐습니다.

🌱 길어진 줄기는 순지르기하고, 잘라낸 건강한 줄기는 버리지 않고 삽목해 다시 키웠습니다.

🌱 기존 포기에서는 새로운 가지가 자라고 잘라낸 줄기도 다시 키우면서 페퍼민트를 조금씩 늘릴 수 있었습니다.

🌱 페퍼민트는 저에게 잎만 수확하는 식물이 아니라 순지르기와 삽목을 함께 하며 풍성하게 늘려가는 재미가 있는 허브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