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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먹어도 되는 걸까? 조금 더 키워야 할까?
마트에서 사는 채소는 이미 먹기 좋은 크기로 포장되어 있으니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키워보니 잎의 크기도 제각각이고, 같은 식물에서도 먼저 나온 큰 잎과 이제 막 자라는 작은 잎이 함께 있습니다.
이번에는 베란다에서 키운 적근대를 처음 수확했습니다. 케일과 깻잎도 함께 수확했습니다.

아직 잎은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조금 더 키울까 고민도 했지만, ‘직접 키운 채소는 어떤 맛일까?’ 하는 궁금증을 참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날은 보쌈과 함께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먹어보니 재미있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어린잎이라고 해서 무조건 더 맛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근대·깻잎·케일, 잎채소는 언제부터 수확할 수 있을까?
잎채소는 열매채소와 달리 반드시 완전히 자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정도 잎이 만들어지면 바깥쪽의 큰 잎부터 필요한 만큼 수확하고, 가운데 생장점과 어린잎을 남겨 계속 키우는 방식으로 여러 번 수확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베란다나 실내처럼 재배 공간이 작은 곳에서도 유용합니다. 한 번에 식물 전체를 뽑아버리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따기 때문에 한 포기를 조금 더 오래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직접 키워보니 저에게 더 어려운 것은 ‘먹을 수 있느냐’보다 ‘언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느냐’였습니다.
어린잎은 일반적으로 조직이 연해서 부드럽게 먹기 좋지만, 잎이 자라면서 식감과 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오래 키우면 잎이 질겨질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마트에서 보던 채소의 크기를 떠올리며 그 정도가 되어야 수확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키우다 보니 꼭 그 크기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었습니다. 작은 잎도 먹어보고 조금 더 자란 잎도 먹어보면서 어느 시기의 맛과 식감이 내 입맛에 맞는지 직접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집에서 키우는 잎채소는 정해진 크기만 보고 수확하기보다 몇 번에 걸쳐 다른 크기의 잎을 먹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수확 시기를 찾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수확에서 그 차이가 가장 확실하게 느껴진 것은 깻잎이었습니다.
작은 깻잎은 왜 향이 약했을까?

깻잎은 잎을 입에 넣자마자 특유의 향이 퍼지는 채소입니다.
이번에도 어느 정도 크게 자란 깻잎에서는 익숙한 깻잎 향이 입안 가득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아주 작은 잎도 함께 수확해 먹어보니 예상과 달랐습니다.
작은 깻잎에서는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들도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근대와 깻잎은 맛있다고 했지만 깻잎은 작은 잎보다 큰 잎이 더 맛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어린잎이라면 무조건 연하고 맛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깻잎을 직접 먹어보니 부드러운 것과 향이 좋은 것은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작은 잎은 확실히 부드러웠지만 제가 깻잎을 먹을 때 기대하는 특유의 향은 충분히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어느 정도 자란 잎은 씹는 순간 ‘깻잎을 먹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했습니다. 제가 깻잎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향이기 때문에 쌈으로 먹을 때는 너무 어린잎보다 어느 정도 자란 잎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제가 키운 깻잎을 먹어본 결과이기 때문에 모든 깻잎이 똑같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적어도 우리 집에서 키운 깻잎은 크기에 따라 제가 느끼는 향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너무 작은 잎까지 서둘러 따기보다 어느 정도 크기가 생긴 뒤 수확해 볼 생각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수확할 때 가운데 새순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계속 수확하려면 새잎이 나올 생장부까지 함께 제거하지 않고 충분히 자란 잎을 골라 따는 편이 좋습니다.
첫 수확한 적근대, 쌈 채소로도 괜찮았습니다
적근대는 이번이 첫 수확이었습니다.
키우는 동안에는 어린 줄기가 약해서 물을 줄 때마다 쓰러지는 모습 때문에 꽤 신경을 썼던 채소입니다.
하지만 새잎이 계속 만들어졌고, 아직 바깥쪽 잎을 본격적으로 수확할 만큼 크게 자란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먹어보고 싶어 결국 첫 수확을 강행했습니다.


근대라고 하면 국이나 나물처럼 익혀 먹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기 쉬운데, 제가 키운 적근대는 한국에서도 쌈채소로 자주 먹던 채소라 이번에는 생으로 먹어봤습니다.

잎은 생각보다 부드러웠고 아주 약한 쌉싸름한 맛이 있었습니다.
그 맛이 강하지 않아 고기와 함께 먹었을 때 잎은 작지만 오히려 쌈 채소다운 느낌을 만들어줬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로메인처럼 아삭한 식감은 아니었지만, 아무 맛 없이 부드럽기만 한 잎은 아니어서 쌈으로 먹기에 괜찮았습니다.
처음 수확이라 ‘조금 더 크게 키웠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직접 먹어보니 지금 크기에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근대의 크기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첫 수확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조금 더 자란 잎도 먹어보면 차이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대도 한꺼번에 모두 수확하기보다 바깥쪽의 충분히 자란 잎부터 따고 안쪽의 어린잎을 남겨두면 계속 새잎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첫 수확이라 양이 많지 않았지만 앞으로 잎 크기를 달리해서 수확해 보면 어느 정도 크기의 근대가 생으로 먹기에 가장 좋은 지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린 케일은 정말 부드러웠지만 식감은 아쉬웠습니다
베란다에서 키운 케일도 이번이 첫 수확이었습니다.

수경재배기에서 키운 케일은 이전에 한 번 수확해 주스로 먹어본 적이 있지만, 베란다에서 흙으로 키운 케일을 생으로 먹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주 작은 어린잎을 수확했습니다.

어린 케일의 가장 큰 특징은 부드러움이었습니다.
질긴 느낌이 아예 없었고 특유의 강한 향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케일의 향이나 질긴 식감 때문에 생으로 먹기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런 어린잎이 먹기 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입맛과 아들의 입맛에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저는 쌈을 먹을 때 살짝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을 좋아해서 상추도 일반 잎상추보다 로메인을 좋아합니다. 아들은 음식을 먹을 때 식감을 꽤 중요하게 여기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번 어린 케일은 너무 부드럽고 향도 거의 없어 쌈을 먹는 재미가 부족했습니다.
아들 역시 근대와 깻잎은 맛있다고 했지만 케일은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어린잎이라 질기지 않은 것은 분명 장점이었지만, 저희가 쌈채소에서 좋아하는 씹는 느낌까지 함께 약해진 셈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먹은 어린 케일만 가지고 ‘케일은 쌈으로 별로다’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조금 더 키운 잎에서는 이번보다 씹는 맛이 생길지 궁금해졌습니다. 잎이 커지면 식감이 어느 정도 생기는지, 대신 너무 질겨지지는 않는지 직접 확인해 보면 재미있는 비교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케일은 여기서 판단하지 않고 조금 더 크게 키운 잎과 다시 비교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린잎과 큰 잎, 수확 시기는 결국 용도에 따라 달랐습니다
이번에 세 가지를 함께 수확해 먹어보니 ‘어린잎이 부드러우니까 더 맛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어린잎의 부드러움이 장점이 되는 채소도 있지만, 향이나 씹는 맛을 좋아한다면 어느 정도 자란 잎이 더 잘 맞을 수도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먹어본 결과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채소 | 이번에 먹어본 느낌 | 다음 수확 계획 |
| 적근대 | 부드럽고 아주 살짝 쌉싸름함. 쌈으로 잘 어울림 | 바깥 큰 잎부터 계속 수확 |
| 깻잎 | 큰 잎은 향이 강하고 작은 잎은 향이 거의 없었음 | 너무 어린잎은 남겨두기 |
| 케일 | 어린잎은 매우 부드럽지만 향과 씹는 맛이 약함 | 조금 더 키운 잎과 비교 |
이렇게 보면 수확 시기는 단순히 ‘먹을 수 있느냐’만으로 결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샐러드에 넣을 부드러운 어린잎이 필요한지, 쌈으로 씹는 맛을 원하는지, 향이 충분히 올라온 잎을 원하는지에 따라 내가 원하는 수확 시기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에 세 가지를 한 번에 먹어보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어린잎은 무조건 부드럽고 맛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같은 날 같은 보쌈에 싸서 먹어보니 채소마다 달랐습니다.
깻잎은 어느 정도 자란 잎에서 향이 더 좋았고, 케일은 너무 어린잎이라 오히려 제가 좋아하는 씹는 맛이 부족했습니다. 적근대는 아직 작은 잎인데도 부드러운 식감과 살짝 쌉싸름한 맛이 고기와 잘 어울렸습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세 채소를 똑같은 기준으로 수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깻잎은 향이 충분히 느껴질 정도까지 기다리고, 케일은 이번보다 조금 더 키워 식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 보고, 근대는 바깥쪽 잎부터 크기에 따라 조금씩 수확해 볼 생각입니다.
직접 키우니 ‘몇 cm가 되면 수확한다’는 하나의 기준보다 내가 어떻게 먹을 것인지에 따라 수확할 잎을 고를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었습니다.
마트에서는 이미 수확된 채소를 사기 때문에 선택할 수 없었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오늘 쌈으로 먹을지, 샐러드로 먹을지, 조금 더 키워볼지를 생각하며 잎 하나하나를 직접 고를 수 있습니다.
이번 첫 수확으로 제가 찾은 답은 ‘어린잎이 더 맛있다’도, ‘큰 잎이 더 맛있다’도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먹을 것인지에 따라 마음에 드는 수확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같은 채소를 크기를 달리해 수확해보면서 우리 가족에게 가장 맛있는 시기를 하나씩 찾아보려고 합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적근대는 아직 작은 잎이었지만 부드럽고 아주 살짝 쌉싸름해 보쌈 쌈채소로 꽤 잘 어울렸습니다.
🌱 깻잎은 어린잎보다 어느 정도 자란 큰 잎에서 특유의 향이 훨씬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들도 큰 깻잎을 더 맛있어했습니다.
🌱 베란다 케일은 처음 생으로 먹어봤는데, 어린잎은 아주 부드러운 대신 향과 씹는 맛이 거의 없어 제 입맛에는 조금 심심했습니다.
🌱 이번 첫 수확으로 어린잎이라고 무조건 더 맛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다음에는 케일을 조금 더 크게 키워 수확한 뒤 어린 케일과 맛과 식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시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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