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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수경재배를 시작하고 한동안은 수경재배기가 알려주는 알림을 그대로 따라갔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수경재배기 가운데 하나는 QUUMA 제품입니다. 이곳에서는 청경채와 케일, 페퍼민트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영양액을 넣을 때도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수경재배기에서 영양액 보충 알림이 나타나면 저는 자연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아, 이제 영양액이 부족한가 보다.’

그러면 영양액을 보충했습니다.

그런데 TDS 측정기와 pH 측정기를 구입하면서 처음으로 궁금해졌습니다.

‘수경재배기가 영양액을 보충하라고 할 때 실제 물속의 농도는 어느 정도일까?’

마침 측정기가 도착하기 전날 QUUMA 수경재배기에서 영양액 보충 알림이 나타났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바로 영양액을 넣었겠지만 이번에는 하루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직접 측정했습니다.

결과는 제가 예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TDS 1982ppm.
pH 5.36.

영양액을 보충하라는 알림을 보고 당연히 농도가 낮을 거라고 생각했던 제 예상과는 반대였습니다.

그때부터 이번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QUUMA 영양액 보충 알림이 떴는데|직접 재보니 TDS 1982ppm이었습니다

TDS 측정기를 구입하기 전까지 저는 수경재배기의 영양액 상태를 숫자로 확인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물이 줄어들면 물을 채우고, 영양액 보충 알림이 나타나면 영양액을 넣는 식으로 관리했습니다. 기계에서 알림을 보내주니 그것이 영양액의 상태를 판단해서 알려주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부러 영양액을 넣지 않았습니다.

알림이 나타난 상태 그대로 두고 다음 날 TDS 측정기를 물에 넣었습니다.

QUUMA 수경재배기 영양액 보충 알림 후 TDS 1982ppm 측정 결과
QUUMA 수경재배기에 영양액 보충 알림이 나타난 뒤 바로 영양액을 넣지 않고 측정해봤습니다. 제가 사용한 TDS 측정기에서는 1982ppm이 나왔습니다.

화면에 나타난 숫자는 1982ppm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잘못 측정한 줄 알았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것은 오히려 낮은 숫자였습니다. ‘영양액 보충’이라는 말을 보고 있었으니 당연히 물속에 녹아 있는 영양 성분의 농도가 낮아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pH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측정값은 pH 5.36이었습니다.

QUUMA 수경재배기 영양액 pH 5.36 측정 결과
같은 영양액의 pH도 함께 확인했고 측정값은 5.36이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해서 기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TDS는 물속에 녹아 있는 특정 비료 성분 하나하나를 직접 측정하는 값이 아닙니다. 물의 전기전도도와 관련된 값을 기기가 일정한 방식으로 ppm으로 환산해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숫자만 보고 ‘어떤 영양소가 얼마나 들어 있다’고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하는 측정기의 환산 방식에 따라서도 ppm 표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1982ppm이라는 숫자를 특정 작물의 인터넷 권장 ppm과 단순 비교해 ‘너무 높다’거나 ‘위험하다’고 결론 내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제가 직접 확인한 사실에 집중했습니다.

QUUMA에서 영양액 보충 알림이 나타난 시점에 제가 사용한 TDS 측정기로 실제 영양액을 측정했더니 1982ppm이 나왔다는 것.

이 결과 하나만으로도 저는 그동안 알림을 받아들이던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수경재배기 물이 줄면 TDS가 올라갈까?|물과 영양분은 항상 같은 비율로 줄지 않았습니다

1982ppm이라는 숫자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수경재배기 안에 남아 있던 물의 양이었습니다.

수경재배기를 사용하다 보면 물은 계속 줄어듭니다. 식물이 뿌리로 물을 흡수하기도 하고 재배 환경에 따라 수분이 증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물이 줄어드는 동안 물속에 녹아 있는 성분들이 정확히 같은 비율로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물에 어떤 물질이 녹아 있는 상태에서 물의 일부만 줄어들고 녹아 있던 물질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남아 있다면 남은 물에서는 용존 물질의 농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식물이 특정 이온을 많이 흡수하거나 물을 보충하면 측정값은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수경재배기의 TDS는 단순히 ‘며칠이 지났으니 계속 낮아진다’고 생각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말레이시아에서 수경재배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물이 줄어드는 속도도 자주 확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에 측정된 1982ppm이 오직 물이 줄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 넣었던 물과 영양액의 농도, 식물의 흡수, 물의 감소량, 보충했던 물, 측정기의 환산 방식 등 여러 요소가 측정값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경험에서 제가 배운 것은 ‘물이 줄면 반드시 TDS가 얼마만큼 올라간다’는 공식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물의 양과 영양액의 농도는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물이 부족하면 물을 채우고 영양액 알림이 뜨면 영양액을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숫자를 측정하고 나니 물통 안의 상태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QUUMA 영양액 알림은 무엇을 알려주는 걸까?|알림과 실제 TDS는 같은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실험을 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QUUMA의 영양액 보충 알림은 무엇을 기준으로 나타나는 걸까?

처음에는 저도 이 알림이 물속의 영양액 농도를 측정해서 알려주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영양액 보충’이라는 알림을 보면 현재 영양액이 묽어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직접 TDS를 측정하고 나니 적어도 제가 경험한 한 번의 상황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해석하기 어려웠습니다.

알림이 나타난 상태에서 제가 측정한 값은 1982ppm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것만 가지고 ‘QUUMA는 영양액 농도를 측정하지 않는다’거나 ‘QUUMA의 알림은 일정 시간마다 뜬다’고 단정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정확한 알림 작동 원리는 해당 모델의 센서 구성이나 제조사의 설명을 확인해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번 실험으로 확인한 것은 그보다 좁은 범위의 사실입니다.

영양액 보충 알림과 제가 TDS 측정기로 확인한 실제 ppm 값은 제가 예상했던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를 알고 난 뒤부터는 알림의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알림을 ‘영양액이 부족하니 지금 넣으세요’라는 명령처럼 받아들였다면, 이제는 ‘영양액 상태를 한번 확인해볼 시점입니다’라는 신호에 가깝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처럼 자동 수경재배기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이 차이가 꽤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기계의 알림은 편리합니다. 하지만 알림이 나타났다는 사실과 현재 물속의 영양액 농도가 낮다는 판단은 반드시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알림이 뜨면 곧바로 영양액부터 넣기보다 물의 양과 TDS, pH 그리고 식물의 모습을 먼저 확인해 보게 됐습니다.

 

TDS가 1982ppm인데 식물은 괜찮았습니다|그래서 일주일 동안 그대로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숫자를 확인하고 걱정부터 했지만 정작 수경재배기에서 자라고 있던 식물들의 모습은 제가 걱정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청경채의 잎은 싱싱했습니다. 케일도 새로운 잎을 계속 만들고 있었고, 페퍼민트 역시 줄기가 자라 순지르기를 하고 잘라낸 줄기를 삽목 할 정도로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뿌리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TDS 1982ppm 측정 당시 QUUMA 수경재배기 식물 뿌리 상태
TDS가 1982ppm으로 측정됐을 당시의 뿌리입니다.

제가 눈으로 확인했을 때 당장 심각한 이상이 나타난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또 고민이 생겼습니다.

‘측정값만 보고 바로 영양액을 바꿔야 할까?’

저는 이번에는 바로 바꾸지 않기로 했습니다.

TDS가 1982ppm으로 측정됐다는 이유만으로 그 숫자와 식물 상태 사이의 관계를 바로 결론 내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양액을 곧바로 새로 만들지 않고 일주일 정도 식물의 변화를 더 관찰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뒤에도 식물들은 계속 자라고 있었습니다.

결과가 ‘TDS 1982ppm은 청경채·케일·페퍼민트에게 적정한 농도다’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려면 훨씬 더 많은 조건을 통제하고 반복해서 비교해야 합니다.

제가 확인한 것은 단순합니다.

제가 사용한 측정기에서 1982ppm이 측정된 당시에도 식물에 즉각적으로 눈에 띄는 이상이 나타나지는 않았고, 일주일 동안 관찰했을 때도 계속 생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경험 때문에 TDS 숫자를 바라보는 제 생각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측정값은 분명 중요한 정보입니다. 하지만 숫자 하나만 보고 식물이 반드시 건강하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보다 새잎의 상태, 잎 색, 뿌리, 성장 속도 같은 실제 식물의 모습도 함께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DS 1982ppm 측정 당시 QUUMA 수경재배기 청경채 케일 페퍼민트 상태
TDS 값이 측정됐지만 당시 청경채와 케일, 페퍼민트는 계속 자라고 있었습니다.
TDS 1982ppm 측정 후 일주일 뒤 수경재배 식물 생장 모습
영양액을 바로 바꾸지 않고 일주일 동안 지켜봤습니다. 이후에도 새잎이 나오며 생장을 이어갔습니다.

 

영양액 보충 알림이 울리면 어떻게 할까?|이제는 바로 넣지 않고 먼저 확인합니다

이번 일을 겪기 전과 후에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영양액을 넣는 방식입니다.

예전에는 QUUMA에서 영양액 보충 알림이 나타나면 거의 바로 영양액을 넣었습니다. 알림 자체를 현재 영양분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먼저 수경재배기의 상태를 살펴봅니다.

우선 물의 양을 확인합니다. 물이 많이 줄어 있다면 그 상태에서 측정한 TDS가 이전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다음 TDS를 측정하고 pH도 함께 확인합니다. 마지막으로 식물을 직접 봅니다. 잎 색이 평소와 다른지, 새잎은 계속 나오고 있는지, 잎끝이 상하지 않았는지, 뿌리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지를 함께 살펴봅니다.

그렇다고 식물이 멀쩡해 보이기만 하면 측정값을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대로 측정값 하나가 예상 범위를 벗어났다고 무조건 영양액을 더 넣거나 전부 버려야 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제게 TDS와 pH 측정기는 정답을 알려주는 기계라기보다 식물 상태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숫자를 하나 더 보여주는 도구가 됐습니다.

수경재배기의 알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알림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알림을 계기로 실제 상태를 한번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수경재배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는 자동으로 알려주는 기능이 있으니 제가 할 일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키워보니 자동화된 수경재배기에서도 결국 물의 양과 영양액 상태, 잎과 뿌리의 모습을 함께 보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이번에는 영양액 보충 알림 하나가 그 사실을 알려줬습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QUUMA 영양액 보충 알림이 나타난 뒤 직접 측정해 보니 TDS 1982ppm, pH 5.36이 나왔습니다.

🌱 알림이 나타났다고 해서 실제 영양액 농도가 낮다고 바로 판단할 수는 없었습니다.

🌱 TDS 1982ppm이 측정된 뒤 일주일 동안 지켜봤지만, 식물들은 눈에 띄는 이상 없이 계속 자랐습니다.

🌱 이제는 영양액 알림이 뜨면 바로 보충하기보다 물의 양, TDS와 pH, 식물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