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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저 혼자 먹을 깻잎을 키우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친구와 먹거리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도 깻잎 한번 키워볼까?”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포에서 직접 키운 깻잎을 따서 같이 나눠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만 해도 행복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먼저 실행에 옮긴 사람은 저였습니다.
처음에는 발아부터 생각처럼 되지 않았고, 어렵게 올라온 새싹 중에는 곰팡이가 생긴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살아남은 깻잎은 수경재배기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았고 결국 첫 수확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깻잎 이야기는 첫 수확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자주 잎을 따 먹을 수 있었고, 직접 키운 깻잎으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처음 같이 키워보자고 이야기했던 친구에게도 드디어 깻잎을 나눠줄 수 있었고, 계속 수확되는 깻잎은 동생에게도 나눠주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생이 직접 깻잎을 키워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동생도 자기 집에서 깻잎을 키워 먹고, 고마운 지인과 나눠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이번에는 제 집이 아니라 동생 집에도 새로운 수경재배기가 생겼습니다.
 

친구와 “우리도 깻잎을 한번 키워볼까?” 했던 말에서 시작했습니다|제가 먼저 수경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친구와 “우리도 깻잎 한번 키워볼까?”라는 이야기를 나눈 것이 제 깻잎 수경재배의 시작이었습니다. 직접 키운 깻잎을 따서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이포에 있는 마트들을 찾아다녀 봐도 깻잎을 구할 수 없어서, 우리가 먹을 깻잎은 직접 키워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베란다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실행에 옮겼습니다. 친구 집에는 베란다가 부엌으로 개조되어 키울 공간이 없었고 그 당시에는 우리 집 베란다에 햇빛이 들어와서 깻잎을 키울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깻잎 씨앗과 흙을 주문하고 화분까지 준비하는 사이 계절이 바뀌면서 베란다에 더 이상 빛이 들어오지 않는 환경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깻잎도 발아가 되지 않았습니다. 깻잎을 키워 먹겠다는 집념으로 결국 거실에 수경재배기까지 들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수경재배기 역시 발아부터 제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기다려도 소식이 없는 씨앗도 있었고, 어렵게 발아한 뒤 곰팡이가 생긴 것도 있었습니다. 수경재배기 자리도 넉넉하지 않아 발아한 깻잎을 어디에서 계속 키울지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살아남은 3남매 깻잎은 조금씩 본잎을 늘려갔습니다. 처음에는 깻잎 한 장을 수확하는 것도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러다 직접 키운 깻잎을 처음 수확하는 날도 찾아왔습니다.
첫 수확을 했을 때는 그것만으로도 목표를 이룬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첫 수확은 깻잎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까웠습니다.
처음 친구와 나눴던 말도 다시 생각났습니다.
“우리 깻잎 키워 먹을까? 우리 집에 베란다가 있으니 내가 키울게”
처음에는 말뿐이었던 일이 이제 정말 가능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게 깻잎의 목표는 단순히 발아에 성공하거나 수경재배기에서 큰 잎을 만드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직접 키운 깻잎을 실제로 먹고, 처음 함께 키워보자고 이야기했던 친구와 나눠 먹는 것까지 가보고 싶었습니다.
작은 씨앗에서 시작한 깻잎이 그렇게 조금씩 제가 처음 바라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친구와 나눠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첫 수확 뒤에도 깻잎은 계속 자랐습니다

 
깻잎을 처음 수확했던 날은 이미 지난 글에 기록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깻잎을 키워보니 첫 수확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큰 잎을 몇 장 골라 따고 나면 위쪽에서는 다시 새로운 잎이 자랐고, 시간이 지나면 또 수확할 만한 크기의 잎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잎 한 장을 따는 것도 아까워서 이걸 지금 따도 되는지 한참 들여다봤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필요할 때 큰 잎을 골라 수확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처음 함께 깻잎을 키워보자고 이야기했던 친구에게도 제가 키운 깻잎을 나눠줄 수 있게 됐습니다.
깻잎이 너무 많이 남아서 친구에게 준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였습니다. 애초에 친구와 “우리도 깻잎을 한번 키워볼까?”라고 이야기하면서 시작했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먼저 수경재배를 시작했고, 발아부터 여러 과정을 지나 실제로 계속 잎을 수확할 수 있게 되면서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친구와 직접 키운 깻잎을 나눠 먹게 됐습니다.
처음의 약속 아닌 약속을 뒤늦게 지킨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블로그에 깻잎을 수확할 때마다 모두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실제 집에서는 생각보다 자주 깻잎을 따 먹고 있었습니다. 8월 22일에 남아 있는 수확 사진도 첫 수확 사진이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이미 깻잎을 수확해 먹고 있었고, 8월 22일에도 다른 수경재배 채소들과 함께 깻잎을 다시 수확했습니다.

8월 22일 수경재배로 수확한 깻잎과 적근대 케일
8월 22일 수확한 채소들입니다. 이때가 깻잎의 첫 수확은 아니었고, 그전부터 이미 여러 번 깻잎을 따서 먹고 있었습니다.

한 번 수확했다고 식물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잎이 자라고, 그 잎을 또 따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수경재배 깻잎을 키우면서 느낀 가장 큰 재미 중 하나였습니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같이 먹어보고 싶었던 친구에게 제가 직접 키운 깻잎을 건넬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씨앗 한 봉지에서 시작한 일이 수경재배기 속 식물이 되고, 그 식물에서 딴 잎이 제 식탁을 넘어 친구의 식탁까지 가게 됐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깻잎을 따 먹었습니다|깻잎전부터 저만의 깻잎 참치 삼각김밥까지 만들었습니다

 
수확할 수 있는 잎이 계속 생기면서 깻잎은 이제 제가 관찰하는 식물인 동시에 실제로 먹는 식재료가 됐습니다. 수경재배기 앞을 지나가다가 큰 잎이 보이면 상태를 살펴보고, 무엇을 해 먹을지에 따라 필요한 만큼 골라 따게 됐습니다. 블로그에 매번 수확 기록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휴대전화 사진을 다시 살펴보면 그동안 깻잎을 따고, 씻고, 여러 가지 음식으로 만들어 먹었던 기록이 중간중간 남아 있습니다.
9월 4일에도 수경재배기에는 커다란 깻잎이 여러 장 자라 있었습니다. 이미 앞에서 여러 번 잎을 따 먹은 뒤였지만 다시 수확할 수 있을 만큼 새로운 잎이 자라 있었습니다.

9월 4일 수경재배기에서 무성하게 자란 큰 깻잎
여러 번 잎을 수확한 뒤에도 9월 4일 수경재배기에는 다시 커다란 깻잎이 여러 장 자라 있었습니다.

그날도 큰 잎을 골라 한 손 가득 수확했습니다.

9월 4일 수경재배기에서 한 손 가득 수확한 깻잎
9월 4일 먹기 좋은 큰 잎을 골라 수확했습니다. 이미 여러 번 수확한 뒤였지만 다시 먹을 만큼 잎이 자라 있었습니다.

수확한 깻잎으로는 깻잎전도 만들었습니다. 깻잎에 속을 넣고 하나씩 전을 만들다 보니 마트에서 사 온 깻잎으로 요리할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까지 수경재배기에서 자라는 모습을 매일 들여다보던 잎을 제가 직접 따서 바로 음식으로 만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접 키운 수경재배 깻잎으로 만든 깻잎전
직접 수확한 깻잎에 속을 넣어 깻잎전을 만들었습니다. 수경재배기에서 자라던 깻잎이 그날 바로 우리 집 식재료가 됐습니다.


그리고 9월 30일에는 다시 자란 깻잎을 수확해 조금 다른 음식을 만들어봤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먹고 싶은 방식대로 저만의 깻잎 참치 삼각김밥을 만들어봤습니다. 깻잎을 넓게 펼쳐 삼각형 틀에 넣고 참치와 단무지를 올린 뒤 밥으로 덮어 삼각김밥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완성하고 보니 밥 사이에 깻잎을 조금 넣은 것이 아니라 깻잎이 삼각김밥을 감싸고 있는 모양이 됐습니다.

직접 키운 수경재배 깻잎과 참치 단무지로 깻잎 참치 삼각김밥을 만드는 과정
9월 30일 직접 수확한 깻잎을 삼각형 틀에 펼치고 참치와 단무지를 넣어 저만의 깻잎 참치 삼각김밥을 만들어봤습니다.
직접 키운 수경재배 깻잎으로 만든 깻잎 참치 삼각김밥
직접 키운 깻잎으로 완성한 저만의 깻잎 참치 삼각김밥입니다.

깻잎을 키우기 전이었다면 이런 음식을 만들어볼 생각도 쉽게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수경재배기에 다시 자란 큰 잎을 보면서 ‘이번에는 이걸로 뭘 만들어 먹을까?’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씨앗이 발아하는지만 들여다봤던 깻잎이 이제는 제가 무엇을 해 먹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식재료가 되었습니다.
 

계속 수확되는 깻잎을 보며 동생도 관심을 가졌습니다|이번에는 동생 집에 수경재배기가 생겼습니다

 
제가 깻잎을 계속 수확해서 먹고 친구와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동생도 깻잎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수확한 깻잎은 동생에게도 나눠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키운 깻잎을 함께 먹는 일이었지만, 제가 수경재배기에서 계속 잎을 따 먹는 모습을 보면서 동생도 직접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수경재배기를 들이고 싶어 한 이유도 단순히 자기 집에서 먹을 깻잎 몇 장을 얻기 위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동생도 직접 깻잎을 키워서 먹고, 이포에서 만난 고마운 지인과 나눠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처음 제가 깻잎을 시작했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혼자 먹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라 친구와 “우리도 깻잎을 키워서 같이 먹어보자”라고 이야기한 뒤 먼저 실행에 옮겼기 때문입니다. 제가 친구와 나눠 먹고 싶어서 시작했던 일이 이번에는 동생에게 비슷한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동생 집에도 수경재배기가 들어왔습니다.
제가 키운 깻잎 몇 장을 동생에게 건네주는 것과 동생이 직접 수경재배기를 들여 씨앗부터 키우는 것은 전혀 다른 시작입니다. 이제는 물을 채우고 씨앗이 발아하는지 기다리고, 작은 새싹이 나오면 그것을 다시 키워야 합니다.
아직 깻잎 한 장을 수확한 것도 아니지만 수경재배기를 들이고 깻잎 씨앗을 심었다는 것 자체가 동생에게는 새로운 재배의 시작이 됐습니다.
제가 여러 번 수확해서 먹고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동생도 직접 키워보고 싶어 졌고, 더 나아가 자기가 키운 깻잎을 또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친구와 했던 이야기가 이번에는 동생의 집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제 집에서는 깻잎을 수확하고 동생 집에서는 발아를 기다립니다|이번에는 동생의 깻잎 차례입니다

 
동생 집에 수경재배기를 설치한 뒤 사진으로 남겨두었습니다. 수경재배기에는 여러 개의 스펀지가 들어가 있고 이미 작은 떡잎을 펼친 다른 새싹들도 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궁금하게 보고 있는 깻잎 자리는 아직 조용합니다.
깻잎 씨앗을 넣어둔 스펀지에는 돔을 씌워두었고, 아직은 발아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동생 집에 설치한 수경재배기와 발아를 기다리는 깻잎 씨앗
9월 29일 동생 집에 설치한 수경재배기입니다. 이미 올라온 다른 새싹들도 있지만 돔을 씌워둔 깻잎은 아직 발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제가 어느새 깻잎 전도자가 된 것 같습니다. 친구와 나눠 먹고 싶어서 시작한 깻잎이 친구와 동생의 식탁으로 건너갔고, 이제는 동생이 직접 깻잎을 키우기 위해 수경재배기까지 들였으니까요.
제 집 수경재배기에서는 이제 필요할 때 큰 깻잎을 골라 따고 있습니다. 깻잎전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저만의 깻잎 참치 삼각김밥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친구와 동생에게 나눠줄 만큼 여러 번 수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동생 집에서는 다시 작은 씨앗 하나가 싹을 틔우기를 기다리는 처음으로 돌아갔습니다.
제 수경재배기에도 처음부터 커다란 깻잎이 가득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발아를 기다렸고, 작은 떡잎 하나가 올라오는 것을 들여다봤고, 곰팡이가 생겨 일부를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단계씩 지나 지금의 깻잎이 됐습니다.
동생 집 수경재배기에서도 하루빨리 깻잎 농사가 시작됐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발아조차 확인하지 못했지만, 작은 싹이 무사히 올라와 우리 집 깻잎 3남매처럼 무럭무럭 자라기를 동생과 함께 기다려봅니다.
처음에는 친구와 “우리도 깻잎을 한번 키워볼까?”라는 이야기에서 시작했습니다. 제가 먼저 씨앗을 심었고, 시행착오 끝에 깻잎을 수확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처음 이야기했던 친구와 제가 키운 깻잎을 나눠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뒤에도 깻잎은 계속 자랐습니다.
집에서 여러 번 따서 요리해 먹고 동생에게도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깻잎을 받아먹던 동생이 직접 키워서 자기 지인과 나누고 싶다며 수경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친구와 나눠 먹고 싶어서 시작했던 제 깻잎이 이번에는 동생의 수경재배 시작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제 제가 기다리는 것은 동생 집의 첫 깻잎 떡잎입니다.
투명한 돔 아래에서 아직 보이지 않는 작은 싹이 언제 올라올지, 그리고 언젠가 동생도 자기 손으로 깻잎을 따서 누군가와 나눠 먹게 될지 계속 지켜보려고 합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친구와 나눠 먹고 싶어 시작한 깻잎 수경재배가 여러 번의 수확으로 이어졌습니다.

🌱 직접 키운 깻잎으로 여러 음식을 만들어 먹고 친구와 동생에게도 나눠주었습니다.

🌱 동생도 직접 깻잎을 키워 지인과 나눠 먹고 싶다며 수경재배를 시작했습니다.

🌱 아직 동생 집 깻잎은 돔 아래에서 발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