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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재배기에서 단호박을 키우면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역시 꽃과 열매였습니다.
그런데 꽃을 기다리는 동안 단호박은 다른 방법으로 먼저 제 식탁에 올라왔습니다.
9월 30일, 수경재배기 2호에서 자라고 있는 단호박의 잎을 따서 쪄봤습니다. 밥과 고기를 올려 호박잎쌈으로 먹으니 지금까지 잎의 크기와 줄기의 성장을 관찰하던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인 10월 3일.
이번에는 정말 기다리던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커다란 잎 사이에서 노란 수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줄기를 따라 조금 더 살펴보니 아직 꽃잎을 열지 않은 암꽃 봉오리도 자라고 있었습니다.
씨앗에서 시작해 수경재배기에서 키워온 단호박.
이번 기록에는 호박잎을 처음 따 먹은 이야기와 수꽃이 피고 암꽃 봉오리를 발견한 날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수경재배기 2호로 옮긴 단호박|아치를 따라 줄기는 계속 길어졌습니다
수경재배기 2호에서 자라고 있는 단호박은 처음부터 이 자리에서 자란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다른 단호박 한 포기와 함께 수경재배기 1호에서 나란히 자랐습니다. 두 포기 모두 잘 자라면서 점점 자리를 많이 차지하게 되었고, 결국 한 포기는 흙으로 옮기고 지금 기록하고 있는 한 포기는 수경재배기 2호로 옮겼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흙으로 옮긴 단호박과 비교하기보다 수경재배기 2호로 옮긴 뒤의 모습만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단호박은 덩굴이 길게 자라는 식물이라 처음부터 줄기를 올려줄 아치형 지지대를 준비해두었습니다. 수경재배기 2호로 옮긴 뒤에도 줄기는 빠르게 자라며 길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아치에 닿지도 않았던 줄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지지대를 타고 점점 높은 곳까지 올라갔고, 10월 3일에는 아치를 한 바퀴 돌아 올라가는 줄기도 있었고 창가 위쪽까지 이어진 줄기도 있었습니다. 커다란 잎 사이로 새로운 잎이 계속 나오고, 줄기는 지지대를 따라 자리를 넓혀갔습니다.
처음부터 크게 자랄 것을 생각하고 아치를 준비했지만 실제로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는 또 달랐습니다. 작은 모종일 때는 지지대가 단호박보다 훨씬 커 보였는데 이제는 단호박이 그 공간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줄기가 길어질 때마다 방향을 살펴보고 지지대에 기대어 자랄 수 있도록 해주면서 다음에는 어디까지 뻗을지 지켜봤습니다.
그동안 제 관심은 주로 줄기와 잎의 성장에 있었습니다. 언제쯤 꽃이 생길지도 궁금해 계속 줄기 사이를 살펴봤지만, 꽃을 만나기 전 단호박은 먼저 다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단호박을 키우기 시작한 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호박잎은 먹는데 단호박 잎도 먹을 수 있을까? 찾아보니 단호박 잎도 식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라보기만 하던 커다란 잎 가운데 일부를 직접 수확해 먹어보기로 한 것입니다.

열매보다 먼저 호박잎을 수확했습니다|직접 쪄서 호박잎쌈으로 먹어봤습니다
단호박을 키우면서 가장 기다렸던 것은 꽃이 피고 언젠가 열매가 생기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열매를 만나기 전 먼저 먹어본 것은 단호박 잎이었습니다. 9월 30일, 수경재배기 2호에서 자란 단호박 잎을 골라 따서 쪘습니다. 마트에서 사 온 호박잎이 아니라 씨앗부터 제가 키우고 매일 들여다보던 단호박에서 직접 딴 잎이라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쪄낸 호박잎은 다른 잎채소와 함께 식탁에 올렸습니다. 부드럽게 익은 호박잎을 한 장 펼치고 그 위에 밥과 고기를 올려 쌈으로 먹었습니다. 단호박을 키우기 시작했을 때는 자연스럽게 언젠가 열매를 수확하는 장면을 먼저 떠올렸는데, 실제로는 열매보다 잎이 먼저 제 식탁에 올라왔습니다. 줄기가 얼마나 길어졌는지, 새잎이 몇 장 나왔는지를 관찰하던 식물이 그날은 한 끼의 식재료가 됐습니다.
직접 키운 채소를 따서 먹는 경험 자체는 깻잎이나 다른 잎채소를 키우면서 이미 해봤습니다. 그래도 단호박 잎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단호박은 잎을 먹기 위해 시작한 작물이 아니라 열매가 열리는 과정까지 보고 싶어서 키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호박잎쌈을 먹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줄기에서 꽃은 언제 피려나 계속 궁금했습니다.
잎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많은 잎을 계속 따낼 생각은 없습니다. 잎은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중요한 부분이고, 저는 앞으로 꽃이 피고 열매로 이어지는 과정도 계속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먹을 만큼만 골라 수확했고 나머지 잎들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먹어본 호박잎쌈의 기록을 남긴 지 며칠 뒤, 기다리던 변화가 정말 찾아왔습니다.

10월 3일 수경재배 단호박에 드디어 수꽃이 피었습니다|노란 꽃을 처음 만났습니다
10월 3일 오전, 수경재배기 2호의 단호박을 살펴보다가 커다란 초록색 잎 사이에서 노란 꽃 한 송이를 발견했습니다. 드디어 단호박 꽃이 핀 것입니다. 사진을 찍은 시간은 오전 10시 12분이었습니다. 줄기와 잎이 자라는 모습만 오래 보다가 활짝 열린 노란 꽃을 보니 같은 단호박인데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 보였습니다.
이번에 핀 꽃은 수꽃이었습니다. 호박류는 한 식물에 수꽃과 암꽃이 따로 생기는데, 수꽃에는 암꽃처럼 꽃 아래쪽에 둥글게 부푼 씨방이 없습니다. 꽃이 피었다는 사실만으로 열매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기다리던 단호박의 다음 모습을 직접 보게 됐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던 모습을 보고, 수경재배용 스펀지에 옮기고, 떡잎과 본잎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두 포기가 함께 자라던 시기를 지나 지금의 단호박은 수경재배기 2호에서 아치를 따라 줄기를 길게 뻗고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 초록색 잎과 줄기를 보아왔는데 그 사이에서 처음 만난 노란 꽃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허니듀와 수박을 키우면서 암꽃과 수꽃을 구별하고 수분을 시도해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에도 꽃을 보자마자 꽃 아래쪽부터 살펴보게 됐습니다. 수꽃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다음 궁금증도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암꽃은 아직 없는 걸까? 줄기를 따라 꽃봉오리들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기다리던 모양이 따로 보였습니다.

수꽃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암꽃 봉오리도 생겼습니다|이제 첫 암꽃을 기다립니다
수꽃이 핀 날 줄기를 다시 살펴보니 아직 꽃잎을 열지 않은 암꽃 봉오리도 자라고 있었습니다. 10월 3일 오전 7시 14분에 찍은 사진을 보면 닫혀 있는 꽃봉오리 아래쪽에 동그랗게 부푼 씨방이 보입니다. 수꽃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활짝 핀 수꽃도 반가웠지만 작은 암꽃 봉오리를 발견하니 이제부터 관찰할 것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하지만 아직 단호박 열매를 만났다고 기록하기에는 이릅니다. 지금 확인한 것은 암꽃 봉오리가 생겼다는 것까지입니다. 이 봉오리가 계속 자라 실제로 꽃을 피워야 하고, 꽃이 핀 뒤에는 수분과 수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뒤에도 꽃 아래의 씨방이 계속 커지는지 지켜봐야 착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암꽃 아래에 작은 단호박처럼 생긴 부분이 있다고 해서 이미 열매가 된 것은 아닙니다.
허니듀와 수박을 키우면서 암꽃이 피는 것과 실제 열매로 자라는 것은 다른 과정이라는 것을 직접 봤습니다. 그래서 이번 단호박도 서둘러 결과를 정하기보다 변화하는 모습을 차근차근 남겨보려고 합니다. 우선 암꽃 봉오리가 언제 열리는지 살펴보고, 암꽃이 피는 날 수꽃도 함께 피어 있는지도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필요하다면 제가 직접 수분하는 과정도 다시 기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월 30일에는 단호박 잎을 따서 호박잎쌈으로 먹었고, 10월 3일에는 처음 활짝 핀 수꽃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아직 열리지 않은 암꽃 봉오리도 확인했습니다. 이제 제가 기다리는 것은 작은 봉오리가 무사히 꽃잎을 여는 순간입니다. 그다음에는 꽃 아래의 동그란 씨방이 그대로 멈출지, 정말 조금씩 커지기 시작할지도 계속 지켜보려고 합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수경재배기 2호로 옮긴 단호박은 아치를 따라 계속 줄기를 뻗고 있습니다.
🌱 9월 30일에는 직접 키운 호박잎을 따서 호박잎쌈으로 먹었습니다.
🌱 10월 3일에는 노란 수꽃이 피고 암꽃 봉오리도 발견했습니다.
🌱 이제 암꽃이 피고 그 작은 씨방이 어떻게 변하는지 기다려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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