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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키우기 시작하고 나서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씨앗이 작다고 해서 발아가 더 쉬운 것도 아니고, 씨앗이 크다고 해서 더 어려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깻잎은 몇 번을 시도해도 좀처럼 싹을 만나기 어려웠고, 상추 역시 발아를 기다리다가 결국 곰팡이가 생겨 모두 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추 씨앗도 처음에는 쉽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제가 심은 고추 씨앗은 아주 작았습니다. 미니 조롱박 씨앗과 같은 날 여러 씨앗을 꺼내놓았을 때 나란히 놓고 보니 크기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발아를 시작해 보니 예상과 달랐습니다.
키친타월에서도 뿌리가 나왔고, 흰색 수경재배 스펀지에서도 싹이 올라왔습니다. 베란다 흙에 심어둔 씨앗에서도 새싹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세 가지 방법 중 어떤 방법이 고추 발아에 가장 좋은지 알아보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씨앗의 수나 물의 양, 빛, 온도 같은 조건을 똑같이 맞춘 비교실험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어느것 하나에서라도 발아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추 씨앗을 여러 곳에 심어보았는데 신기하게도 서로 다른 곳에서 하나둘 싹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록은 ‘고추는 어떤 방법으로 발아시키는 것이 가장 좋을까?’에 대한 답이 아니라, 제가 직접 고추 씨앗을 발아시키면서 만난 세 가지 모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은 고추 씨앗으로 시작했습니다|미니 조롱박 씨앗과 나란히 놓으니 더 작아 보였습니다
고추 발아를 시작할 때는 미니 조롱박 씨앗, 쿠카멜론 씨앗과 무지개 근대 씨앗도 함께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씨앗들을 한 곳에 늘어놓고 보니 모양도 크기도 정말 달랐습니다.
특히 미니 조롱박 씨앗과 고추 씨앗의 차이가 컸습니다. 미니 조롱박 씨앗은 손으로 하나씩 쉽게 집을 수 있을 만큼 크고 납작했지만 고추 씨앗은 훨씬 작았습니다.

그동안 여러 씨앗을 발아시키면서 작은 씨앗이라고 해서 무조건 빨리 싹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경험했습니다. 깻잎처럼 기다려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 씨앗도 있었고, 상추처럼 싹이 나올 것 같아 계속 기다리다가 결국 곰팡이가 생겨 버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추 역시 씨앗만 보고 발아가 쉽거나 어렵다고 예상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저는 고추의 열매뿐 아니라 잎에도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식물을 수경재배기로 키워봤지만, 고수처럼 제가 기대했던 만큼 잘 자라지 않았던 식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 가지 방법에만 씨앗을 넣어두기보다 제가 식물을 키우고 있는 여러 공간에서 고추 발아를 시도해봤습니다.
그중 하나가 제가 씨앗 발아에 자주 사용하는 젖은 키친타월이었습니다.
작은 고추 씨앗을 젖은 키친타월 위에 올려두고 기다렸습니다.
씨앗이 워낙 작아서 처음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다리고 있으니 작은 씨앗에서 하얀 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커다란 단호박 씨앗에서 굵은 뿌리가 나오는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작은 씨앗 하나 안에도 뿌리를 내리고 새싹을 만들 준비가 들어 있다는 것이 새삼 신기했습니다.
키친타월에서도 고추가 발아했습니다|작은 씨앗에서 하얀 뿌리가 나왔습니다
키친타월에서 고추 씨앗을 발아시키면서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었던 변화는 하얀 뿌리였습니다.
젖은 키친타월 위에 그대로 있던 작은 씨앗의 한쪽이 벌어지고 그 사이에서 가느다란 흰색 뿌리가 빠져나왔습니다.

키친타월 발아의 좋은 점은 적어도 저처럼 매일 식물의 변화를 들여다보는 사람에게는 씨앗의 변화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흙에 씨앗을 심으면 흙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으면 씨앗이 아직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발아하지 못한 것인지 겉에서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키친타월에서는 씨앗껍질이 벌어지고 뿌리가 나오는 순간을 바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록만으로 키친타월이 고추를 발아시키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방법과 씨앗 수, 수분, 온도 등의 조건을 똑같이 맞춰 비교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어떤 방법이 1등인가’를 찾는 것보다 작은 고추 씨앗도 이렇게 뿌리를 내리는구나 하는 과정을 직접 보는 것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고추는 키친타월에서만 발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수경재배에 사용하고 있는 흰색 스펀지에서도 고추 새싹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뿌리가 처음 보였을 때 바로 스펀지로 옮기기보다 조금 더 지켜보게 됐습니다. 워낙 작은 씨앗이라 하얀 뿌리가 조금씩 길어지는 모습도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흰색 수경재배 스펀지에서도 싹이 났습니다|고추를 수경재배기로 옮겨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수경재배를 하면서 자주 사용하는 것 중 하나가 흰색 스펀지입니다.
뿌리가 나온 씨앗을 스펀지에 옮겨 넣기도 하고, 씨앗을 스펀지에서 바로 발아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번 고추에서도 흰색 스펀지에서 싹이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스펀지 가운데에서 아주 작은 줄기가 올라오고 그 끝에 초록색 떡잎이 펼쳐지는 모습을 보면 처음 준비했던 납작하고 작은 씨앗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됩니다.
단호박은 발아하자마자 커다란 떡잎 때문에 존재감이 확실했습니다. 반면 고추는 새싹도 작았습니다. 수경재배기 안에 함께 있는 큰 식물들 사이에서는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작다고 해서 저에게 중요하지 않은 모종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단호박이 너무 빨리 커지면서 제가 한 포기를 흙으로 옮기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작은 고추들이었습니다.
단호박 두 포기의 커다란 잎이 LED 조명 아래를 차지하면서 아래에서 자라는 작은 고추들이 빛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추도 조명을 제대로 받으면서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고추가 발아했다는 것만 보고 있었는데, 이제는 발아한 고추를 수경재배기에서 어떻게 키울 것인지가 새로운 관심사가 됐습니다.
씨앗일 때는 너무 작아서 잘 발아할 수 있을까 지켜보던 식물이 이제는 다른 큰 식물과 빛을 나눠 써야 하는 모종이 됐습니다.
흙에 심어둔 고추도 올라왔습니다|한 가지 방법에서만 발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추 씨앗은 수경재배 쪽에서만 발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베란다 흙에 심어둔 고추에서도 작은 새싹이 올라왔습니다.

흙에서 올라온 고추를 보면서 키친타월이나 수경재배 스펀지에서 발아한 고추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키친타월에서는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었고, 흰색 스펀지에서는 작은 새싹이 올라오고 뿌리가 수경재배기 쪽으로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흙에서는 씨앗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아를 시작해 어느 날 흙 위로 떡잎을 내밀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제가 시도했던 키친타월, 흰색 스펀지, 흙에서 모두 고추 발아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세 가지 발아법의 비교 결과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개수의 씨앗을 나누어 심고 같은 온도와 수분 조건에서 발아율이나 발아 날짜를 비교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방법이 더 빨랐다거나 성공률이 더 높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기록도 아닙니다.
제가 직접 확인한 범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합니다.
고추 씨앗은 제가 시도한 세 가지 환경에서 모두 발아했습니다.
깻잎이나 상추 발아에서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고 실패도 경험했던 저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조금 의외였습니다.
고추도 까다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여러 곳에서 하나둘 싹이 올라왔습니다.
생각보다 고추 발아는 잘 됐습니다|이제부터는 발아보다 잘 키우는 것이 숙제입니다
처음 고추 씨앗을 준비했을 때는 이렇게 여러 곳에서 새싹을 만나게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키친타월에서는 씨앗껍질을 뚫고 나온 하얀 뿌리를 볼 수 있었고, 흰색 수경재배 스펀지에서는 작은 떡잎을 펼친 고추가 올라왔습니다. 베란다 흙에서도 어느 순간 작은 고추 새싹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이번 고추 발아는 제가 최근에 시도한 씨앗들 가운데 비교적 기분 좋게 지나간 과정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추 발아는 원래 쉽다’고 결론 내리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제가 가지고 있던 씨앗이 잘 발아했을 수도 있고 온도나 수분 등 여러 조건이 우연히 잘 맞았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계절이나 다른 씨앗으로 다시 시도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또 발아에 성공했다고 해서 고추 키우기에 성공한 것도 아닙니다.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고 떡잎이 펼쳐지는 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본잎이 늘어나고 줄기가 자라고, 제가 원하는 만큼 건강하게 커가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발아한 뒤에는 모든 고추를 처음 발아한 자리에서 그대로 키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키친타월에서 뿌리가 나온 고추는 스펀지로 옮겼고, 스펀지에서 바로 발아한 고추는 그대로 수경재배기에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흙에서 발아한 고추 중에도 일부는 스펀지로 옮겨 수경재배기로 이동했고, 일부는 다른 흙으로 옮겨 계속 흙에서 키웠습니다.
특히 수경재배기에 있는 고추는 이미 단호박의 큰 잎 때문에 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지 걱정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호박 한 포기를 흙으로 옮겨 고추를 비롯한 작은 식물들에게 조명 공간을 돌려주기도 했습니다.
이제 제가 궁금한 것은 ‘어떻게 발아시킬까?’에서 ‘이 작은 고추를 어떻게 잘 키울까?’로 바뀌었습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발아하고 다시 수경재배와 흙으로 나뉘어 자라기 시작한 고추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달라지는지도 계속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작은 고추 씨앗을 키친타월, 수경재배 스펀지, 흙에서 발아시켜봤습니다.
🌱 제가 시도한 세 곳에서는 모두 고추 새싹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세 방법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한 실험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방법이 더 좋다고 판단하지는 않았습니다.
🌱 이제 발아한 고추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계속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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