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8월 12일, 새로 준비한 씨앗들을 꺼내 발아를 시작했습니다.
그중에는 단호박 씨앗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수경재배기에서 청경채나 케일처럼 비교적 작은 채소들을 주로 키워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수박도 들어오고 방울토마토도 들어오면서 제가 키우는 식물의 종류가 점점 다양해졌습니다.
이번에는 단호박이었습니다.
단호박 씨앗은 고추처럼 작은 씨앗과 함께 놓고 보니 크기부터 확실히 달랐습니다. 크고 납작하면서도 두툼했습니다.
먼저 물에 담갔다가 젖은 키친타월에 두고 발아를 기다렸습니다.
이틀 뒤인 8월 14일, 단호박 씨앗에서는 하얀 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뿌리가 나온 씨앗을 흰색 수경재배 스펀지로 옮겼고, 그때부터 단호박 두 포기는 수경재배기 1호에서 함께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씨앗이 커서 그런지 발아하고 올라온 떡잎도 제가 그동안 보던 작은 새싹들과 비교하면 유난히 크고 두툼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두 단호박은 발아 시기뿐 아니라 자라는 속도도 꽤 비슷했습니다. 하나가 본잎을 내면 다른 하나도 비슷한 시기에 본잎을 내면서 정말 쌍둥이처럼 함께 컸습니다.
그런데 불과 보름 정도 지나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작은 스펀지 위에서 시작했던 두 단호박이 커다란 잎으로 수경재배기 위를 덮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9월 1일.
결국 두 포기를 계속 같은 수경재배기에서 키우기 어려워 한 포기를 흙으로 옮겼습니다.
단호박이 자라지 않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커져서 다른 식물들이 받을 빛까지 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단호박 씨앗 발아부터 시작했습니다|8월 12일 물에 담그고 키친타월에 옮겼습니다
8월 12일에는 단호박만 발아시킨 것이 아니었습니다. 새로 준비한 여러 종류의 씨앗을 한꺼번에 꺼내 발아를 준비했습니다. 크고 납작한 단호박 씨앗도 있었고 작은 고추 씨앗도 있었으며, 다른 씨앗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크기와 모양이 워낙 달라 한 곳에 늘어놓고 보니 씨앗마다 생김새가 정말 다르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단호박 씨앗은 확실히 컸습니다. 제가 그동안 자주 만졌던 고수나 바질, 고추 같은 작은 씨앗들과는 크기부터 달랐습니다. 손으로 집었을 때도 제법 존재감이 있는 크고 납작한 씨앗이었습니다.

단호박 씨앗 몇 개를 다른 씨앗들과 함께 먼저 물에 담가두었습니다. 그 뒤에는 젖은 키친타월로 옮겼습니다. 수경재배기에 바로 넣기보다는 먼저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는 것을 확인한 다음 스펀지로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키친타월은 마르지 않도록 적셔두고 씨앗이 어떻게 변하는지 계속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8월 14일 아침, 단단했던 씨앗껍질이 벌어지면서 그 사이로 하얀 뿌리가 빠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뿌리가 나온 씨앗 가운데 두 개를 수경재배기에서 계속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뿌리가 아래쪽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흰색 수경재배 스펀지에 씨앗을 올려놓았습니다.
씨앗 자체가 워낙 커서 작은 수경재배 스펀지 위에 단호박 씨앗 하나가 올라가 있는 모습도 꽤 묵직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이 두 개의 씨앗이 불과 보름 정도 뒤 수경재배기의 조명 아래를 가득 채우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씨앗껍질을 쓰고 올라온 단호박|씨앗만큼 떡잎도 유난히 컸습니다
8월 14일 오전에 수경재배 스펀지로 옮긴 단호박은 같은 날 밤부터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씨앗 아래에서는 흰 뿌리가 여러 갈래로 뻗어나왔고 위쪽에서는 두꺼운 떡잎이 커다란 씨앗껍질을 밀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인 8월 15일에는 단호박의 떡잎이 제법 크게 올라왔습니다.
단호박은 씨앗도 컸지만 발아하고 올라온 떡잎 역시 제가 그동안 수경재배기에서 보던 작은 새싹들과는 크기부터 달랐습니다. 커다란 씨앗껍질을 머리에 그대로 얹고 있었는데 그 아래에서 나오는 초록색 떡잎도 두툼하고 컸습니다.

가까이에서 찍어둔 사진을 다시 보면 모습도 꽤 재미있습니다. 커다란 씨앗껍질을 비스듬히 머리에 얹고 그 아래에서 두 장의 떡잎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하루가 더 지난 8월 16일에는 두 포기가 나란히 떡잎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두 포기를 같이 놓고 보니 더 재미있었습니다. 발아 시기가 비슷했을 뿐 아니라 떡잎의 크기와 자라는 속도도 꽤 비슷했습니다.
8월 19일에는 두 포기 모두 커다란 떡잎 사이에서 첫 본잎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둥글고 두툼한 떡잎과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한 본잎의 차이도 확실하게 보였습니다.

같은 시기에 발아해서 같은 수경재배기에서 자란 두 단호박은 이후에도 한쪽만 눈에 띄게 앞서가기보다는 비슷한 속도로 잎을 늘려갔습니다.
사진을 날짜순으로 다시 보고 있으니 이 두 포기는 정말 쌍둥이처럼 같이 컸다는 표현이 잘 어울립니다.
본잎이 나오자 존재감이 커졌습니다|며칠 사이 수경재배기를 덮기 시작했습니다
8월 19일까지만 해도 수경재배기 위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던 두 단호박은 본잎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8월 23일 사진을 보면 떡잎 사이에서 올라온 본잎이 이미 크게 펼쳐져 있습니다. 줄기도 길어지고 그 중심에서는 다음 잎이 다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인 8월 24일에는 새로 나온 잎이 다시 펼쳐졌습니다. 단호박의 본잎은 처음의 둥글고 두툼한 떡잎과 달리 가장자리에 굴곡이 있고 잎맥도 훨씬 뚜렷했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떡잎 두 장이 가장 크게 보였는데 이제는 본잎이 하나씩 커질 때마다 식물 전체가 차지하는 공간이 눈에 띄게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8월 28일이 되자 수경재배기 위의 풍경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문제는 수경재배기 1호가 단호박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래에는 제가 같이 키우고 싶은 다른 식물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는 고추도 있어서 고추 역시 조명을 충분히 받으면서 쑥쑥 컸으면 했습니다.
그런데 단호박의 큰 잎들은 위쪽에서 점점 넓게 펼쳐졌습니다.
LED 조명은 위에 있고 단호박 잎은 그 바로 아래를 차지하고 있으니, 아래쪽의 작은 모종 입장에서는 단호박 잎이 커질수록 빛을 받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처음에는 단호박이 수경재배기에서 어떻게 자랄지를 지켜봤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너무 커진 단호박 때문에 다른 식물들의 빛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두 단호박 모두 6마디에서 순지르기|5마디에서 자르라는데 한 마디가 아까웠습니다
단호박은 처음 키워보는 식물이라 줄기가 계속 자라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단호박 키우는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제가 찾아본 영상에서는 어미줄기를 5마디에서 순지르기하라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 단호박을 보니 선뜻 5마디에서 자르기가 아까웠습니다.
처음에는 커다란 떡잎 두 장을 펼치고 있던 것이 며칠 사이 본잎을 하나씩 늘려가며 이렇게까지 컸는데, 이미 잘 자라고 있는 줄기를 잘라내려고 하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한 마디만 더 남기고 싶었습니다.
결국 저는 영상에서 본 5마디가 아니라 6마디를 남기고 순지르기를 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때도 두 포기가 거의 비슷했다는 점입니다.
같은 시기에 발아해서 비슷한 속도로 자라던 두 단호박은 순지르기 시기도 같았습니다. 두 포기 모두 6마디까지 남기고 같은 날 생장점을 잘랐습니다.
물론 제가 한 마디를 더 남겼다고 해서 5마디와 6마디 중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두 방법을 비교해 본 것도 아니고, 6마디에서 자른 뒤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도 아직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저 처음 단호박을 키우면서 재배 방법을 찾아봤고, 실제로 눈앞에서 커진 식물을 보니 한 마디가 아까워 제가 선택한 위치가 6마디였다는 기록입니다.
그런데 순지르기까지 하고 나니 또 다른 문제가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두 포기가 함께 커지면서 넓어진 단호박 잎이 수경재배기 1호의 조명 아래를 거의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두 쌍둥이 단호박을 계속 한 곳에서 키울 것인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단호박이 조명을 다 가리기 시작했습니다|고추에게도 빛을 나눠주고 싶었습니다
9월 1일 수경재배기 1호를 보면 왜 한 포기를 옮겨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보입니다.
두 단호박은 이미 재배기의 작은 모종이라고 부르기에는 상당히 커져 있었습니다. 줄기는 조명 기둥 주변으로 뻗어 있었고 넓은 잎들은 LED 바로 아래에서 사방으로 펼쳐져 있었습니다.

단호박만 놓고 보면 잘 자라고 있으니 굳이 급하게 자리를 바꿀 이유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곳이 단호박 전용 수경재배기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래에는 다른 식물들이 함께 자라고 있고 저에게는 그 식물들도 중요했습니다. 특히 고추도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고 있어서 단호박 잎 아래에서 조금씩 빛을 받는 것이 아니라 조명을 제대로 받으면서 쑥쑥 컸으면 했습니다.
원래 제 계획은 단호박 두 포기 중 한 포기를 수경재배기 2호로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수경재배기 2호도 이미 꽉 차 있었습니다.
한 자리를 만들려면 그곳에서 키우고 있는 페퍼민트를 먼저 꺼내야 하는데, 꺼낸 페퍼민트를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계속 키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페퍼민트의 다음 자리를 고민하는 사이 단호박은 계속 자랐습니다.
잎은 더 커졌고 두 포기가 수경재배기 1호의 위쪽 조명 빛을 거의 차지하게 됐습니다.
수경재배기 2호가 비기를 기다리다가는 고추를 비롯한 아래쪽 작은 식물들이 계속 단호박 그늘에 있게 될 것 같았습니다.
결국 한 포기를 2호로 옮길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한 포기라도 먼저 흙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9월 1일 한 포기를 흙으로 옮겼습니다|꺼내보니 뿌리는 이렇게 길어져 있었습니다

잎이 커지는 동안 물속에서는 뿌리도 길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작은 스펀지 아래에서 시작한 뿌리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아래쪽으로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정확한 뿌리 길이나 양을 측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치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8월 14일 작은 흰 뿌리를 내밀며 스펀지에 들어갔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이 단호박을 그대로 베란다의 흙으로 옮겼습니다.
처음부터 수경재배와 흙 재배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두 포기를 나눈 것은 아닙니다.
두 포기 모두 수경으로 계속 키울 생각이었고 그중 한 포기는 수경재배기 2호로 옮길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2호의 자리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사이 단호박 두 포기가 너무 커졌고, 다른 식물들의 빛까지 가리게 되면서 한 포기를 먼저 흙으로 옮기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시기에 발아해 거의 쌍둥이처럼 자란 두 단호박은 9월 1일부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게 됐습니다.
한 포기는 수경재배기에 남았고 한 포기는 베란다 흙으로 나갔습니다.
이제 막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잘 자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흙으로 옮긴 단호박이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지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이번 기록에서는 한 가지를 확실하게 남길 수 있게 됐습니다.
8월 14일 작은 뿌리를 내밀던 단호박 씨앗이 수경재배기에서 9월 1일까지 이렇게 큰 잎과 긴 뿌리를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너무 커진 잎이 조명을 차지하기 시작한 것이, 쌍둥이처럼 함께 자라던 두 단호박이 처음으로 서로 다른 곳에서 자라게 된 이유였습니다.
앞으로 수경재배기에 남은 단호박과 흙으로 옮긴 단호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계속 지켜보려고 합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8월 12일 발아를 시작한 단호박은 14일 뿌리가 나와 수경재배기로 옮겼습니다.
🌱 두 포기는 쌍둥이처럼 비슷하게 자라 8월 31일 둘 다 6마디에서 순지르기 했습니다.
🌱 커다란 잎이 다른 모종의 빛까지 가리기 시작해 9월 1일 한 포기를 흙으로 옮겼습니다.
🌱 이제 수경에 남은 단호박과 흙으로 간 단호박의 변화를 계속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 Total
- Today
- Yesterday
- 방울토마토수경재배
- 페퍼민트수경재배
- 수경재배기
- 식물키우기
- 수경재배초보
- 청경채수경재배
- 수경재배이식
- 수경재배
- 케일수경재배
- 거실농부지식
- 깻잎수경재배
- 이포일상
- 소확행
- 방울토마토웃자람
- 베란다에서수박키우기
- 방울토마토키우기
- 아이와함께하는식물키우기
- 웃자람
- 깻잎키우기
- 집에서수경재배
- 홈파밍
- 거실농부실험
- 수박수경재배
- 거실농부이야기
- 수박키우기
- 굴중성
- 거실농부
- 말레이시아생활
- 굴광성
- 수박발아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5 | ||
| 6 | 7 | 8 | 9 | 10 | 11 | 12 |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