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0월 3일, 수경재배기에서 키우고 있는 단호박에서 처음으로 노란 수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씨앗에서 시작해 커다란 잎을 만들고 아치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꽃은 언제 피나 기다렸는데, 드디어 만난 첫 꽃이었습니다.

그때는 암꽃 봉오리도 함께 자라고 있었습니다.

꽃 아래쪽에 동그란 씨방이 달려 있어 수꽃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꽃잎을 꼭 닫고 있어서 당장 피어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수꽃은 먼저 피었고 암꽃은 아직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10월 7일입니다.

아침에 단호박을 살펴보니 기다리던 암꽃 봉오리가 며칠 전보다 훨씬 커져 있었습니다. 이제 정말 꽃이 필 때가 가까워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기뻐하기도 전에 새로운 걱정이 생겼습니다.

수꽃은 어디 있지?

10월 3일에는 암꽃이 피기를 기다렸는데, 정작 암꽃이 필 것 같은 지금은 함께 피어줄 만한 수꽃이 보이지 않습니다.

 

 

10월 3일에는 단호박 수꽃이 먼저 피었습니다|그때 암꽃은 아직 봉오리였습니다

10월 3일 아침, 수경재배기 2호에서 키우고 있는 단호박에서 처음으로 노란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단호박을 씨앗부터 키우면서 줄기가 길어질 것을 생각해 아치형 지지대까지 준비했고, 실제로 줄기는 아치를 타고 계속 뻗어 나갔습니다. 잎도 점점 커져 일부는 직접 수확해 쪄서 호박잎쌈으로 먹어봤습니다. 그렇게 잎과 줄기만 계속 보고 있던 단호박에서 처음 꽃을 만났으니 반가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꽃 아래에 동그란 씨방이 없는 수꽃이었습니다.

그 무렵 같은 줄기에서는 암꽃 봉오리도 발견했습니다. 수꽃과 달리 꽃 아래쪽에 동그랗게 부풀어 있는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직 꽃잎은 단단히 닫혀 있었지만 수꽃과 암꽃의 생김새가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직접 보니 신기했습니다. 드디어 단호박에서 암꽃까지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언제 꽃이 열릴지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수꽃과 암꽃은 제 마음처럼 같은 날 피어주지 않았습니다. 먼저 피었던 수꽃은 암꽃이 준비되기 전에 피었다가 졌습니다. 당시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단호박이 이렇게 크게 자라고 있으니 앞으로 수꽃이 또 생길 것이고, 암꽃이 피는 시기와 자연스럽게 맞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 관심은 암꽃 봉오리에 가 있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면서 암꽃 봉오리가 얼마나 자랐는지 살펴봤습니다.

이 암꽃은 언제쯤 열릴까?

그것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0월 3일 수경재배 단호박에서 먼저 핀 노란 수꽃
10월 3일, 수경재배기 2호의 단호박에서 수꽃이 먼저 피었습니다. 이때 암꽃은 아직 봉오리 상태였습니다.
수경재배 단호박 줄기에 생긴 암꽃 봉오리와 둥근 씨방
같은 날 줄기에서는 꽃 아래 동그란 씨방이 보이는 암꽃 봉오리도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10월 7일 기다리던 단호박 암꽃이 커졌습니다|이제 정말 꽃이 필 때가 가까워 보입니다

10월 7일 아침, 눈을 뜨고 단호박부터 살펴봤습니다. 며칠 동안 기다렸던 암꽃 봉오리가 눈에 띄게 커져 있었습니다. 꽃잎은 아직 닫혀 있지만 10월 3일 처음 발견했을 때보다 길고 통통해졌고, 꽃 아래쪽의 둥근 씨방도 제법 존재감이 생겼습니다. 사진으로 가까이 찍어보니 봉오리와 씨방이 연결된 모습도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씨앗 하나에서 시작한 단호박이 수경재배기에서 이렇게 크게 자라 암꽃까지 만드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습니다. 아치를 따라 올라간 줄기는 이제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길어졌고, 여기저기 뻗은 줄기와 덩굴손 사이로 커다란 잎들이 창가를 채우고 있습니다. 처음 준비해 둔 아치 위쪽을 지나 계속 줄기가 뻗어가는 모습을 보면 단호박이 덩굴식물이라는 것이 실감 납니다.

그리고 베란다 흙으로 옮겨 키우고 있는 다른 단호박도 줄기를 길게 뻗으며 자라고 있습니다. 수경재배기와 흙이라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두 단호박을 키우고 있으니 어느 한쪽에서라도 필요한 때에 수꽃이 피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암꽃 봉오리를 발견했을 때만 해도 제 관심은 온통 ‘암꽃이 언제 필까?’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커진 암꽃을 보고 있으니 질문이 달라졌습니다.

암꽃이 피는 것만 기다릴 일이 아니었습니다.

꽃이 핀 뒤 열매로 이어지려면 수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암꽃이 피었을 때 꽃가루를 받을 수 있는 수꽃도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암꽃 대신 수꽃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날 줄기에서는 꽃 아래 동그란 씨방이 보이는 암꽃 봉오리도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10월 7일 아침, 기다리던 암꽃 봉오리가 며칠 전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꽃잎은 아직 닫혀 있지만 개화가 가까워지는지 매일 살펴보고 있습니다.
아치형 지지대와 창가를 따라 크게 자란 수경재배 단호박
수경재배기에서 자라는 단호박은 아치를 지나 창가 곳곳으로 줄기를 계속 뻗고 있습니다.

 

단호박 암꽃은 곧 필 것 같은데 이번에는 수꽃이 없습니다|두 단호박을 모두 찾아봤습니다

암꽃 봉오리를 확인한 뒤 수경재배기에서 자라고 있는 단호박 줄기를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잎이 워낙 커졌고 줄기도 여러 방향으로 뻗어 있어 아치 주변과 창가 위쪽까지 눈으로 따라가며 꽃봉오리를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이 암꽃과 비슷한 시기에 필 것처럼 커져 있는 수꽃 봉오리가 제 눈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수경재배기에서 함께 자라던 두 포기 중 한 포기를 흙으로 옮겨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란다 단호박도 난간 위쪽까지 줄기를 길게 뻗으며 자라고 있습니다. 혹시 이쪽에는 곧 필 수꽃이 있지 않을까 싶어 줄기를 따라 살펴봤지만, 역시 지금 암꽃의 개화 시기와 맞을 것 같은 수꽃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제야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10월 3일에는 수꽃이 있었는데 암꽃이 피지 않았고, 이제 암꽃이 필 것 같은데 이번에는 수꽃이 없습니다.

단호박에는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기 때문에 암꽃이 열린 시기에 수분에 이용할 수 있는 수꽃도 함께 피어 있어야 합니다.
같은 포기의 수꽃이 아니더라도 같은 종류의 다른 단호박에서 그날 핀 수꽃이 있다면 인공수분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단호박을 두 포기 키우고 있다는 것이 이번에는 조금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두 포기를 모두 살펴봐도 당장 필 것 같은 수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습니다. 수꽃을 빨리 피우겠다고 갑자기 영양액을 바꾸거나 가지를 자르는 것보다는 현재 자라고 있는 꽃봉오리들을 계속 살펴보려고 합니다.

어쩌면 제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작은 수꽃 봉오리가 빠르게 자랄 수도 있고, 암꽃 역시 제가 생각한 것보다 며칠 더 기다린 뒤 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결론을 내리지 않고 두 단호박을 계속 관찰해보기로 했습니다.

베란다 흙에서 난간을 따라 덩굴을 뻗으며 자라는 단호박
베란다 흙에서 자라는 다른 단호박도 살펴봤습니다. 이쪽에서도 암꽃과 때를 맞춰 필 만한 수꽃이 있는지 계속 관찰하고 있습니다.

 

수꽃이 먼저 피었을 때는 암꽃을 기다렸습니다|이제는 암꽃을 보며 수꽃을 기다립니다

단호박을 직접 키우기 전에는 꽃이 피면 그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열매가 생기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직접 키워보니 꽃이 피는 것만으로 끝나는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단호박에는 꽃 아래 씨방이 없는 수꽃과 둥근 씨방이 달린 암꽃이 따로 생기고, 암꽃이 열매로 계속 자라기 위해서는 꽃가루가 암꽃의 암술에 전달되는 수분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암꽃과 수꽃이 비슷한 시기에 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직접 키워보니 제가 원하는 날에 두 꽃이 나란히 피어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10월 3일 수꽃이 피었을 때는 암꽃 봉오리를 바라보며 조금만 빨리 피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수꽃이 지고 며칠이 지나자 기다리던 암꽃은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로 수꽃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혹시 이번 첫 암꽃과 수꽃의 시기가 맞지 않는다면 첫 번째 암꽃은 수분시키지 못하고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봉오리 하나만 보고 단호박 재배의 결과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줄기는 계속 자라고 있고 앞으로 새로운 수꽃과 암꽃이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다음 꽃들의 순서도 함께 지켜보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아직 결과가 없습니다.

오늘 아침 제가 확인한 것은 곧 필 것처럼 커진 암꽃 한 송이와, 아직 그 곁에서 찾지 못한 수꽃입니다.

내일 아침이 되면 암꽃이 열릴까요?

그때 수경재배기 단호박이나 베란다 단호박 중 어느 한쪽에서 수꽃도 함께 피어 있을까요?

10월 3일에는 수꽃을 보며 암꽃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10월 7일인 오늘은 암꽃을 바라보며 수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할 수 있는 것보다 기다려야 하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10월 3일에는 수꽃이 먼저 피었습니다.

🌱 10월 7일에는 기다리던 암꽃 봉오리가 크게 자랐습니다.

🌱 그런데 이번에는 때를 맞춰 필 수꽃이 보이지 않습니다.

🌱 첫 암꽃이 피는 아침, 수꽃도 함께 만날 수 있기를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