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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수경재배로 채소를 키우는 동안 베란다에도 작은 텃밭이 하나씩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기록의 주인공은 바질, 근대, 루꼴라입니다.
7월 4일, 세 식물을 같은 화분에 파종했습니다. 처음에는 특별한 비교 실험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가지를 함께 심어놓고 어떤 식물이 잘 자라는지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어린 모종이 된 뒤에는 화분 안에서 종류별로 줄을 맞춰 옮겨 심었습니다.
같은 화분, 같은 흙에서 자라니 비슷하게 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바질은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잎이 넓어졌고, 근대는 쓰러졌다 다시 자리를 잡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루꼴라는 같은 루꼴라끼리도 줄기 길이가 눈에 띄게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개체 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날짜별로 다시 꺼내보니 한 가지 차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LED 빛을 언제부터 받았느냐였습니다.
발아한 직후부터 LED를 받은 루꼴라와, 본잎이 나온 뒤에야 LED를 받기 시작한 루꼴라의 줄기 모습이 달랐습니다.
‘혹시 루꼴라는 발아하고 처음 며칠 동안 받는 빛이 중요한 걸까?’
같은 화분에서 시작한 세 식물을 기록하다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바질·근대·루꼴라를 같은 화분에 심었습니다|7월 4일 시작한 베란다 텃밭 기록
7월 4일 바질과 근대, 루꼴라를 같은 화분에 파종했습니다. 같은 흙을 사용했고 같은 베란다에서 키웠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건도 거의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새싹들이 자란 뒤 7월 13일에는 종류별로 줄을 맞춰 다시 옮겨 심었습니다. 한 화분 안에 바질 줄, 근대 줄, 루꼴라 줄이 나란히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같은 화분’이라고 해서 모든 조건이 완전히 같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집 베란다는 직사광선이 충분히 들어오는 곳이 아니었고, 보조로 사용하는 LED 식물등도 화분 전체를 똑같이 비출 만큼 넓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상태가 비교적 괜찮아 보이는 바질보다는 근대와 루꼴라 쪽에 LED가 더 닿도록 두었습니다. 화분 안에서도 LED와의 거리와 위치에 따라 받는 빛이 조금씩 달랐던 것입니다.
물도 같은 화분에 주었지만 식물마다 뿌리가 자리 잡은 위치가 달랐고, 씨앗이 발아한 날짜도 완전히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록을 ‘흙과 물을 모두 동일하게 통제한 정확한 비교실험’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한 화분 안에서 세 작물을 계속 사진으로 남겨놓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각 식물의 특징이 꽤 분명하게 보였습니다. 7월 22일에는 바질의 잎이 눈에 띄게 커졌고, 7월 24일쯤부터는 특히 루꼴라 개체들 사이의 줄기 길이 차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파종 25일째인 7월 29일에는 처음 한 화분에서 시작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세 식물의 모습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바질은 안정적이었고 근대는 쓰러지며 자랐습니다|같은 화분에서도 성장 방식은 달랐습니다
세 식물 가운데 제가 가장 마음 편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바질이었습니다. 바질은 다른 두 식물에 비해 LED를 집중적으로 받지 않았는데도 잎이 조금씩 넓어지고 줄기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으로 자랐습니다. 특별히 무언가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적었던 식물이었습니다.
같은 화분의 근대와 루꼴라를 들여다보느라 자꾸 손이 가는 동안에도 바질은 조용히 자기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근대는 바질과 전혀 달랐습니다. 어린 시기에는 물을 줄 때마다 줄기가 힘없이 쓰러지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물을 한번 주고 나면 ‘또 넘어졌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줄기가 너무 약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쓰러진 줄기 주변으로 흙을 조금 북돋아 지지해주기도 하고, 물을 줄 때에도 어린 줄기에 직접 물줄기가 세게 닿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그렇다고 근대가 성장을 멈춘 것은 아니었습니다. 빠르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잎이 계속 생겼습니다. 물을 줄 때 쓰러지는 모습만 보면 금방 죽을 것처럼 보였지만 며칠 지나면 또 새로운 잎을 만들어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이 두 식물만 봐도 같은 화분에 심었다고 식물이 똑같은 방식으로 자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질은 제가 거의 간섭하지 않아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컸고, 근대는 자꾸 쓰러지면서도 천천히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가장 많은 질문을 만들어낸 것은 루꼴라였습니다.
루꼴라는 바질처럼 안정적이지도 않았고, 근대처럼 모든 개체가 비슷하게 약한 모습을 보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같은 루꼴라인데 어떤 개체는 줄기가 짧고 단단해 보였고, 어떤 개체는 줄기가 길게 늘어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씨앗마다 성장력이 달라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새로 발아한 루꼴라를 옮기면서 이전 사진까지 다시 비교해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루꼴라인데 줄기 길이가 달랐습니다|발아 직후 LED를 받은 개체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7월 14일, 화분에서 루꼴라 하나가 새로 발아했습니다. 이미 다른 루꼴라들이 자라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새싹이 올라온 것을 확인한 뒤 그 개체가 LED 빛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서 계속 자라도록 두었습니다.
그 루꼴라를 나중에 찾아보니 줄기가 길게 늘어나 있지 않았습니다. 짧은 줄기 위에서 떡잎을 지나 본잎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며칠 뒤인 7월 19일에는 화분 가장자리에서 또 다른 루꼴라가 발아했습니다. 원래 루꼴라를 심어둔 줄에서 조금 벗어난 곳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새싹이 너무 어릴 때 뿌리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 주변의 흙과 함께 떠서 루꼴라 줄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이 개체 역시 옮긴 직후부터 LED가 닿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이 루꼴라도 며칠 뒤 살펴보니 줄기가 길게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본잎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때 기존에 먼저 자라고 있던 루꼴라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부터 LED가 충분히 닿지 않았던 개체들이었습니다. 이 루꼴라들에게도 이후 LED를 비춰주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조명을 제대로 받게 해줬을 때는 이미 본잎이 한 장씩 나오고 줄기가 길어진 뒤였습니다.
나란히 놓고 보니 차이가 꽤 선명했습니다.

이미 길어진 루꼴라도 LED를 비춘 뒤 새로운 잎은 계속 자랐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길어진 줄기가 다시 짧아지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이 모습 때문에 ‘발아한 직후의 빛’이라는 조건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루꼴라 웃자람과 발아 초기 빛|이번 관찰에서 제가 확인한 것은 여기까지였습니다
루꼴라를 비교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웃자람’이었습니다. 식물이 충분한 빛을 받지 못할 때 줄기나 마디 사이가 길어지고 상대적으로 연약한 모습으로 자라는 현상을 흔히 웃자람이라고 부릅니다. 어린 새싹은 빛을 확보하기 위해 줄기를 빠르게 늘리는 반응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발아 후 초기에 받는 빛은 이후 모종의 형태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제가 키운 루꼴라에서도 이 설명과 비슷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발아 직후부터 LED가 닿았던 7월 14일 개체와 7월 19일 개체는 본잎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도 줄기가 상대적으로 짧았습니다. 반면 초기에는 LED를 충분히 받지 못했고 본잎이 나온 뒤에야 LED가 닿기 시작했던 개체들은 그 시점에 이미 줄기가 길어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를 보고 ‘LED를 처음부터 비추면 루꼴라는 절대 웃자라지 않는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같은 화분이라고 해도 개체가 발아한 위치가 달랐고 씨앗 자체의 차이도 있었습니다. 발아 날짜도 동일하지 않았습니다. 화분 안에서 받는 자연광이나 온도, 수분 상태에도 작은 차이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빛 하나만 변수로 두고 같은 수의 루꼴라를 비교한 실험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록에서 제가 확인했다고 말할 수 있는 범위는 조금 좁습니다.
우리 집 베란다 화분에서는 발아 직후부터 LED를 받은 루꼴라들의 줄기가 상대적으로 짧았고 , 본잎이 나온 뒤에 LED를 받기 시작한 루꼴라들은 그전에 이미 줄기가 길어진 모습이었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직접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미 길어진 줄기는 나중에 빛을 더 준다고 다시 원래 길이로 짧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새로 자라는 부분은 계속 관찰할 수 있지만 이미 만들어진 줄기의 길이가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바질, 근대, 루꼴라를 한 화분에 같이 심어보자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루꼴라였습니다.
같은 루꼴라 안에서도 언제부터 빛을 받았느냐에 따라 달라 보이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저도 이후 새싹을 보는 방법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발아만 하면 안심하지 않습니다.
싹이 올라왔다는 것을 확인하면 그다음에는 ‘이 새싹이 지금 충분한 빛을 받고 있는가?’를 조금 더 일찍 확인하게 됐습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같은 화분에서 시작했지만 바질, 근대, 루꼴라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자랐습니다.
🌱 바질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랐고, 근대는 어린 시기에 자주 쓰러지면서도 꾸준히 새잎을 만들었습니다.
🌱 루꼴라는 발아 초기부터 LED를 받은 개체와 본잎이 나온 뒤 빛을 받은 개체에서 줄기 길이 차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 정확한 비교실험은 아니지만, 이번 경험 이후에는 새싹이 발아했을 때 초기부터 충분한 빛을 받고 있는지 먼저 확인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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