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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을 먹고 남은 씨앗을 보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 씨앗을 심어도 정말 수박이 자랄까?’
궁금해서 베란다 텃밭에 직접 심어봤습니다.
그리고 정말 싹이 났습니다.
작은 새싹을 보니 언젠가는 우리 집 베란다에서도 수박 열매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발아의 기쁨과 거의 동시에 걱정도 시작됐습니다.
수박이 제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자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웃자란 수박도 계속 키우면 정말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이번 수박 재배는 그 궁금증에서 시작됐습니다.
발아는 잘됐는데, 씨앗 껍질은 벗지 않고 줄기만 길어졌습니다
수박씨를 심으면서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은 정말 발아할 수 있을지였습니다. 따로 구입한 종자가 아니라 마트에서 사 먹은 수박에서 나온 씨앗을 하나씩 모아두었다가 심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7월 14일부터 하나둘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발아했습니다.
먹고 남은 씨앗에서 작은 수박 새싹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아직 씨앗 껍질을 머리에 쓰고 있는 작은 새싹이었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벌써 언젠가 덩굴이 자라고 꽃이 피어 정말 수박 열매까지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도 했습니다.

그런데 발아가 시작된 뒤부터 바로 걱정도 생겼습니다.
새싹이 흙 위로 올라왔는데 씨앗 껍질을 좀처럼 벗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떡잎을 펼치겠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씨앗 껍질은 그대로였습니다.
그 사이 줄기는 멈추지 않고 계속 길어졌습니다.
씨앗 껍질을 머리에 쓴 채 가느다란 줄기만 위로 쭉 뻗었습니다. 하나만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먼저 발아한 수박들을 보면 비슷하게 줄기가 길어지고 있었습니다.
발아가 잘된 것은 분명 기뻤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수박이 잘 자라고 있구나’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걱정됐습니다.
‘왜 씨앗 껍질을 이렇게 오래 쓰고 있지?’
‘떡잎은 안 나오고 줄기만 계속 길어져도 괜찮은 걸까?’
특히 줄기가 길어질수록 가늘고 힘이 없어 보였습니다. 딱 봐도 웃자란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다 7월 24일부터 드디어 씨앗 껍질을 벗는 수박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7월 14일부터 발아가 시작됐으니 먼저 나온 수박들은 꽤 오랫동안 씨앗 껍질을 쓰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7월 24일이 되었는데도 아직 껍질을 벗지 못한 수박도 있었습니다.

씨앗 껍질을 벗었다고 걱정이 끝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드디어 떡잎은 펼쳤지만 그 아래에는 이미 길고 가느다란 줄기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웃자라며 만들어진 줄기는 그대로였습니다.
그래도 작은 수박을 볼 때마다 기대는 계속됐습니다.
처음에는 ‘이 씨앗에서도 정말 싹이 날까?’가 궁금했는데, 이제는 전혀 다른 것이 궁금해졌습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웃자란 수박도 계속 키우면 정말 열매까지 갈 수 있을까?’
처음부터 웃자란 수박, 그래도 계속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수박이 왜 이렇게 자랐는지는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 집 베란다는 사람 눈에는 밝았지만 직사광선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식물등도 있었지만 허니듀와 다른 채소들이 사용하고 있어 수박에게까지 충분한 빛이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박이 길고 가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먼저 빛 부족을 생각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찾아보니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어린 식물은 빛을 더 확보하기 위해 줄기를 길게 늘이는 반응을 보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줄기가 길어진다고 해서 그만큼 튼튼하게 자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수박도 그랬습니다.
줄기는 하루가 다르게 길어졌지만 굵기는 그만큼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줄기가 한쪽으로 기울었고, 스스로 몸을 제대로 세우기도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이 수박을 바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길어진 줄기를 다시 짧게 만들 수는 없지만, 이후 환경을 바꿔주면 새로 만들어지는 부분은 조금 다르게 자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수박은 살아 있었습니다.
떡잎을 펼쳤고 이후에는 작은 본잎도 하나씩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줄기가 가늘고 모양은 좋지 않았지만 성장을 멈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말 궁금했던 것은 웃자란 모종을 정상적인 모양으로 되돌릴 수 있느냐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알고 싶었던 것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수박은 앞으로 덩굴을 길게 뻗어야 하고 꽃도 피워야 합니다. 암꽃과 수꽃이 나오고 수정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작은 수박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 작은 열매를 끝까지 키울 힘도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발아 초기부터 이렇게 길고 가늘게 웃자란 수박도 그 모든 과정을 지나갈 수 있을까?
검색만으로는 제 수박의 미래를 알 수 없었습니다.
웃자란 모종도 이후 환경이 좋아지면 계속 자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 초기 생육이 좋지 않으면 이후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어느 쪽이든 지금 제 앞에 있는 수박이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직접 키워보지 않으면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버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뒤늦게라도 빛을 보충해 주고 새로 나오는 잎과 줄기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덩굴손은 나오는지, 꽃은 피우는지 계속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마지막에는 정말 열매까지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수박씨에서도 싹이 나는지가 궁금해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발아하고 열흘 정도를 지켜보는 사이 제 궁금증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발아에 성공하는 것과 튼튼하게 자라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직접 확인해보고 싶은 것은 하나였습니다.
웃자라기만 하던 이 수박도 끝까지 키우면 정말 수박을 맺을 수 있을까?
웃자란 수박을 보다가, 발아 직후부터 LED를 받은 허니듀가 떠올랐습니다
웃자란 수박을 계속 보고 있으니 문득 허니듀가 떠올랐습니다.
얼마 전 저는 허니듀도 씨앗부터 키웠습니다. 허니듀는 발아 직후 수경재배기에서 LED 조명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당시 허니듀의 어린 모종은 지금 베란다에서 웃자란 수박과 모습이 달랐습니다. 줄기가 지나치게 길게 늘어나지 않았고 비교적 굵게 자랐습니다.
이후 허니듀를 수경재배기에서 꺼내 베란다 흙으로 옮겼습니다. 이식 당시에는 줄기가 짓물러 잘못 건드리면 끊어질 것처럼 보여 걱정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고 이후 덩굴을 뻗으며 계속 자랐습니다.
그 허니듀와 지금의 수박을 보고 있으니 새로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허니듀와 수박은 같은 식물은 아니지만 둘 다 박과 식물입니다.
‘그렇다면 수박도 허니듀처럼 발아 직후부터 충분한 빛을 받게 하면 모습이 달라질까?’
이미 웃자란 수박에는 뒤늦게라도 조명을 추가해 이후의 변화를 지켜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다른 수박 하나를 발아 직후부터 LED 아래에서 키워보고 싶어 졌습니다.
마침 수박씨는 여러 개를 뿌려둔 상태였습니다.
먼저 발아한 수박들은 이미 베란다 흙에서 자라고 있었고, 바로 그 수박들의 웃자람을 보며 걱정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고수를 키우던 화분 옆에서 또 하나의 수박이 막 발아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직 떡잎도 제대로 펼치지 않은 아주 어린 새싹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허니듀가 떠올랐습니다.
‘얘는 처음부터 다르게 키워보자.’
이번에는 그냥 베란다에 두지 않았습니다.
막 발아한 수박을 발견하자마자 뿌리를 최대한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꺼냈습니다. 그리고 스펀지에 고정해 LED가 있는 수경재배기로 옮겼습니다.

이제 서로 다른 과정을 거치는 수박이 생겼습니다.
먼저 발아해 빛이 부족한 베란다에서 웃자란 수박은 그대로 키우면서 이후의 변화를 지켜보고, 새로 발아한 수박은 처음부터 LED 아래에서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날짜를 맞춰 같은 날 파종하고 다른 조건 하나만 바꾼 정식 비교 실험은 아닙니다. 먼저 자란 수박과 나중에 발아한 수박이라 출발 시점도 다르고, 한쪽은 흙이고 다른 한쪽은 수경재배기라 재배 환경도 다릅니다.
그래도 제가 직접 궁금했던 것은 확인해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발아 직후부터 충분한 빛을 받은 수박은 먼저 웃자란 수박과 어떤 모습으로 자랄까?’
수박씨에서도 정말 싹이 날까 하는 단순한 궁금증으로 시작했습니다.
발아한 수박이 웃자라면서는 이대로 열매까지 갈 수 있을지가 궁금해졌고, 그 모습을 보다가 허니듀에서 했던 방법을 다른 수박에도 적용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렇게 수박을 키우면서 생긴 하나의 고민이 다음 실험으로 이어졌습니다.
👩🌾 거실농부의 기록
🌱 먹고 남은 수박씨가 발아한 것은 반가웠지만, 씨앗 껍질을 오래 벗지 못하고 줄기만 길어지는 모습은 처음부터 걱정스러웠습니다.
🌱 그래도 작은 수박을 보며 언젠가 정말 열매까지 볼 수 있을지 기대했고, 웃자란 수박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 그러다 발아 직후부터 LED 아래에서 자란 허니듀가 떠올랐고, 아침에 막 발아한 다른 수박을 발견하면서 다음 실험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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